한국 수영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박태환은 “(수영에서) 예전에는 아시아를 빼놓고 유럽이나 호주, 미국이 강세였는데 그런 편견을 깬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0일 워터큐브에서 우승을 확인한 뒤 손을 번쩍 치켜들었던 박태환은 “좋은 기록이 나왔고, 성적까지 잘 나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루 전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잇따라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박태환은 “금메달 딴 것도 좋지만 개인 기록을 깬 게 더 좋다”며 기뻐했다.
박태환은 경기 뒤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작전은, 어제부터 예선전 끝나고 머리가 터지도록 생각을 많이 했다. 제가 이기든 지든, 전반부터 같이 페이스를 경쟁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전반부터 다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나갔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편견을 깼다’고 말했지만, 아직 19살에 불과한 그는 “어제 잠을 잘 못 잤다. 잠도 인터벌(훈련과 휴식을 반복하기)로 잔 것 같다. 1시간 자다가 깨고 오늘 정말 몸이 무거웠다”며 긴장감도 적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기대회, 세계선수권 등에서 좋은 기록이 나온 뒤 올림픽 준비에만 매달려왔다. 그사이 좋은 일, 그렇지 않은 일도 있었는데 준비한 만큼 성적이 잘 나왔다. 연습 최고기록과 비교해도 상당히 좋은 기록”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동반 석권한 것에 대해 “아직은 실감이 안 나는데 너무나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아시아인이나 우리 한국 대표선수들도 꼭 해낼수 있다는 그런 다짐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펠프스, 그랜트 해킷 등 세계적인 수영 스타들과 함께 경기를 한 박태환은 “금메달 딴 것만도 좋은데 엄청난 선수들과 레이스할 수 있었던 게 영광스럽다”고 했다. “부모님께 감사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그의 베이징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금메달 하나 땄으니까 부담 털어도 괜찮겠다구요? 아직 경기가 두 개나 남았는데요.”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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