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컨디션은 그저 그랬는데 올림픽 신기록이 나왔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양궁대표팀 문형철 감독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9일 베이징그린양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랭킹라운드에서 한국대표팀이 종전 올림픽 기록보다 10점이나 많은 2004점을 쏘아올리며 순위 결정전 1위에 올랐다. 랭킹라운드는 단체전, 개인전 대진표 작성을 위해 본 경기에 앞서 열리는데, 한국은 2160점 만점에서 3명 선수가 72발씩 쏘면서 평균 9.3점을 얻어냈다. 2위 영국(1925점), 3위 중국(1916점)을 압도하면서, 본 경기 시작 전 미리 상대팀들의 기를 꺾기에 충분한 점수였다. 문 감독은 하지만 “연습 때도 올림픽 기록은 많이 넘어봤다”며 “점수에 만족하지 않는다. 실전에서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8강에 직행한 한국은 10일 대만-이탈리아간 16강 경기 승자와 첫 경기를 펼친다.
한국은 개인 랭킹라운드에서도 1~3위를 휩쓸었다. 박성현이 에이스답게 673점(72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윤옥희(667점) 주현정(664점)이 뒤를 이었다. 주현정은 “바람 때문에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컨디션은 좋았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 이창환(26·두산모비스) 임동현(22·한국체대)이 나선남자 대표팀도 못지 않았다. 남자대표팀은 4위 박경모(676점)를 빼고 임동현(8위), 이창환(10위)의 성적이 다소 밀렸지만,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보여 단체전 랭킹라운드 1위를 차지했다. 장영술 남자대표팀 감독은 “랭킹라운드는 대진표를 짠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최상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홍석재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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