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0m 공기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한 진종오(29.KT)는 9일 경기가 끝난 뒤 "주종목 50m 권총에서는 최선을 다해 기필코 금메달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선에서) 못하는 바람에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50m 권총에서는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종오는 예선에서 584점을 획득, 금메달을 딴 팡웨이(중국)에 2점 뒤진 채 결선에 진출,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으나 10발씩을 쏘는 결선에서 1.7점이 더 벌어져 결국 3.7점차로 분루를 삼켰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50m 권총에서 북한의 김정수와 각각 은, 동메달을 나눠 가졌던 진종오는 이번 10m 공기권총에서도 똑같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는 "4년 전보다 더 많이 긴장됐고 더 많이 집중했지만 은메달만 두 번 따 아쉽다. 5번째 격발 때 9.4점으로 좋지 않았는데 어찌보면 잘 됐다. 덕분에 끝까지 긴장할 수 있게 됐다. 50m에서 만회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금메달을 목전에서 놓친 아쉬움은 있었지만 2회 연속 은메달을 땄다는 기쁨은 남달랐다.
진종오는 메달 수여식 때 포즈를 요구하는 사진기자들의 요구에 시상대 위에서 웃으며 양손을 하늘 위로 미는 듯한 동작을 펼쳐 무뚝뚝한 포즈로 일관한 팡웨이와 김정수를 독려하는 등 도리어 분위기를 주도하며 신세대다운 기개를 뽐냈다.
그는 도핑테스트를 마친 뒤 경기장 바깥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아내 권미리(26)씨와 만나 은메달을 목에 걸어주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진종오가 값진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10m 공기권총은 진종오의 주종목이 아니기에 괜찮다. (수영의 박태환을 염두에 둔 듯) 모레에도 모두가 바라는 게 있으니 국민들께서는 실망하지 마시고 계속 올림픽을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원회의 무분별한 언론 통제 탓에 진종오의 공식 인터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눈총을 받았다.
공식인터뷰는 메달리스트 3명이 동석한 가운데 15분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진행을 맡은 조직위 관계자의 일방적인 질문 선택과 획일적인 잣대로 인터뷰는 파행을 겪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 기자들의 질문요청은 묵살한 채 중국 기자들의 질문만 받았고 '진종오와 김정수에게 서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는 게 어떻냐'는 로이터통신 기자의 물음에는 "그 질문은 경기 내용과 관련 없는 정치적인 문제로 통역조차 하지 않겠다"고 잘라, 비난을 샀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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