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맞아 전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이 몰려든 베이징이 ‘세계의 임시 수도’로 변신했다.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8일 낮 12시부터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러 온 100여개국 정상들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열었다. 후 주석과 부인 류융칭이 정상들을 일일이 맞이하는 모습 등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생중계됐다. 지난 3월 티베트 사태 뒤 나타났던 ‘올림픽 개막식 보이코트’ 움직임을 무색하게 만든 중국 외교의 힘을 국민들에게 재확인시킨 것이다.
후 주석은 7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10일) 등 70여개국 지도자들과 개별 또는 집단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8일 ‘세기의 쇼’ 개막식을 지켜본 정상들의 이후 일정표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 미국과 중국팀의 남자농구 경기를 관전해 미국 드림팀의 사기를 높일 예정이다. 케빈 러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도 농구 경기를 관람한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팀의 축구 경기를 관람한다. 자국 선수단이 축구 종목에 참가하진 않지만,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도 축구를 관람한다. 미국 유학시절 서핑 실력으로 유명했던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서핑 경기를 관람한다.
부시 대통령은 10일 일요 예배에 참석해 ‘종교 자유’를 강조하는 등, 중국 정부를 불편하게 만들 일정도 준비해 뒀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600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온 그는 베이징의 미국 대사관 신축 청사 개관식에도 참석한다.
반면,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의 올림픽 준비를 “금메달감”으로 치켜세우고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면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분주하다.
베이징 최고급 호텔가는 ‘즐거운 비상’ 상태다. 100여명 정상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이번 올림픽 공식 후원 5성 호텔인 중궈다판뎬(차이나월드호텔)과 리쥔호텔에서 지낸다. 부시 대통령은 공식 후원 호텔이 아닌 미국계 진마오 웨스틴호텔에 묵는다.
베이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베이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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