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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단체전 ‘금’ 따려면 8강부터 넘어라

등록 2008-08-08 10:11

한국 양궁은 너무 강한 게 문제?

10, 11일 잇따라 남녀 단체전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양궁 대표팀에 새 과제가 떨어졌다. 첫 경기 8강전 벽을 넘으라는 것이다.

남녀 단체전 대진표는 9일 오후 열리는 랭킹 라운드에서 짜여진다. 남녀 각각 12개 팀이 출전하는 가운데 5∼16위 팀은 16강전부터 치르고, 상위 1∼4위는 8강으로 직행한다. 한국은 물론 1위나 2위로 8강에 직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경기 감각 측면에서는 8강 직행이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양궁은 시력보다는 팔의 감각이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게임이다. 온도와 습도, 경기장 분위기 등 상황에 따라 미세하게 반응하는 몸 근육의 움직임이 화살의 비행 속도와 방향을 결정한다. 양쪽 눈 시력이 0.1에 불과한 임동현(22.한국체대)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베이징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16강전을 치르고 8강에 진출하는 상대 팀은 한차례 실전 경험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곧바로 8강을 치르는 한국은 적어도 경기 감각 측면에선 핸디캡을 안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베이징올림픽 양궁 경기장은 발사대와 관중석 간 거리가 4∼5m 밖에 안 되는 등 관중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전 경험은 더욱 중요한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남자 대표팀은 최근 월드컵대회에서 첫 경기 탈락 징크스까지 생겼다.

양궁 2차 월드컵에서 터키에 져 16강 탈락한 한국은 3차 월드컵에서도 역시 첫 경기 16강전에서 약체 독일에 지며 충격에 빠졌다. 4차전 우승으로 악몽을 털어내긴 했지만 상대팀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첫 경기 8강전을 맞는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8강전을 넘어서는 방법은 따로 없다. 랭킹 라운드 1위 진출시 첫 경기 상대는 8, 9위 중 승자가 되고, 2위 진출시엔 7, 10위 중 승자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상대가 하위권 팀이라고 해서 얕보지 않고 한발 한발 정성을 기울여 쏘는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신중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월드컵 초반 탈락 경험이 있는 남자 대표팀은 8강전 1엔드 6발에 신경을 곤두세울 생각이다.

장영술 남자대표팀 감독은 "랭킹라운드는 무조건 1위 통과가 목표"라며 "자칫 방심하기 쉬운 8강전에 서 선수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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