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선수가 6일 베이징 올림픽수영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9일 남 자유형 400m 예선…상위 8명 다음날 결승
4년 전 아테네올림픽. 한국선수단 최연소 국가대표였던 당시 대청중 3학년 박태환. 그는 수영 남자자유형 400m 예선에 출전했다가, 버저가 울리기도 전에 물속으로 퐁당 뛰어들었다. 경험부족에 따른 부정출발이었다. 곧바로 실격처리된 그는 탈의실에서 2시간 남짓 허탈한 마음을 달래야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4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수영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을 노리는 박태환(19·단국대1)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현지적응훈련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금메달을 위한 출정가를 부르고 있다. “자신은 있다. 그러나 시합은 해봐야 한다.” 지난 3일 베이징 입성 뒤 “세계기록을 내겠다”고 한 그이지만 매우 신중하다. 그의 오랜 스승 노민상 감독도 “체격조건 등 모든 면에서 (그랜트) 해킷이 낫지. 우린 메달만 나와도 대단한거야”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태환은 9일 오후 8시28분(이하 한국시각) 국가아쿠아틱센터(워터큐브)에서 시작되는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 출전해 금메달의 첫 물살을 가른다. 이 종목은 준결승이 없다. 예선기록 상위 8명이 다음날인 10일 오전 11시21분 결승에서 격돌하며, 물속에 뛰어든 뒤 3분40여초만 지나면 메달 색깔이 가려진다. 노민상 감독은 예선기록이 3분46초대는 돼야 결승진출을 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특별한 작전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예선을 치러봐야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남자 자유형 400m 올 시즌 랭킹을 보면 박태환의 메달 가능성은 높다. 최대 경쟁자인 호주의 그랜트 해킷(3분43초15·3월22일)이 1위, 미국의 라슨 젠슨(3분43초53·6월29일)이 2위에 올라 있고, 박태환이 3위다. 기록은 4월18일 동아수영대회에서 작성한 3분43초59.
그러나 박태환이 최근 훈련과정에서 기록을 측정해본 결과, 이언 소프(호주)가 작성한 세계기록(3분40초08)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노민상 감독은 “경쟁자들이 올림픽을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해왔기에 아주 근소한 차이에서 메달 색깔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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