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요구따라 한국 177번 북한 180번 중반 가능성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동시입장을 기대했던 남·북 올림픽대표팀이 나란히 ‘연속입장’하는 것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천문영 대한체육회 공보실장은 베이징 현지 브리핑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남북이 연달아 들어오도록) 개막식 입장 순서를 다소 조정했는데 이에 대해 북쪽이 재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애초 남북은 공식 명칭인 ‘한국’과 ‘조선’을 중국 간체자 순으로 나열했을 때 앞글자(韓·朝) 획수가 ‘12’로 같고, 뒷글자 획수에서만 한국이 앞서 있어 입장 순서가 우연처럼 177·178번째로 나란히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간체자 획순만 놓고 보면 한국은 베트남(越南)에 앞선 170번대 초반, 북한은 피지·카메룬·몬테네그로·칠레 등 보다 뒤진 180번대 중반쯤 입장해야 한다.
천 실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올림픽위원회(BOCOG)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입장 순서를 임의로 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최근 정치적 상황 등을 판단해 원칙에 따른 순서로 입장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한국의 입장순서를 177번째로 유지하고, 북한은 베트남·피지·보츠와나·포르투갈 등 4개국에 이어 182번째로 입장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 문제를 놓고 북한과 개막식 막판까지 조율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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