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목 금메달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대표팀 선수들이 4일 오전 양궁 연습장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현지 적응훈련
취재진의 접근을 허용한 언론 공개 훈련이었지만, 장영술 남자양궁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인터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금메달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에서 선수들의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4일 베이징 양궁경기장 옆 훈련장. 전날 입국한 남녀 양궁대표팀이 현지 첫 적응훈련을 했다. 후텁지근한 열기와 휘날리는 먼지에 휩싸인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나란히 서서 활을 당겼다. 베이징 오기 전 실제 관중을 불러모아 실전처럼 특별훈련까지 했지만, 남녀 개인과 단체 4관왕을 노리는 대표팀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최종점검을 하고 있다.
올림픽 6회 연속 개인·단체 동반우승을 바라보는 여자대표팀은 2004 아테네올림픽 단체전에서 1점 차로 한국에 져 은메달에 그친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주현정(26·현대모비스)도 이날 조직위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지도자들을 초빙한 다른 나라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 양궁에 나온 49개국 중 한국 지도자가 이끄는 외국팀은 영국·인도·말레이시아·포르투갈·콜롬비아·멕시코·스페인·이집트·터키·부탄·미국·호주 등 12개국이다. 특히 한국 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기식 미국 대표팀 감독은 한국 남자대표팀과 단체전 우승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벌인다. 이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호주 대표팀 감독으로 나가 국제무대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이먼 페어웨더를 남자 개인전 금메달로 키워내기도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 남자단체 금메달의 주역이었던 양궁스타 오교문도 호주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국내 남자 양궁 사상 첫 개인전 우승을 바라보는 임동현(22·한국체대)은 조직위와의 인터뷰에서 “와서 훈련해 보니 활 쏘는 감각이 아주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