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수단이 4일 오전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입촌식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남쪽 취재진들이 따라붙었지만 북쪽 임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북 선수단 공식 입촌
개나리꽃 나뭇가지에 새 여섯 마리가 사뿐이 내려앉아 노닐고 있고, 그 뒷 배경에 진달래꽃에 파묻힌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김장산 북한선수단 단장은 4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공식 입촌식에서 선수촌장이 건넨 기념품 답례로 산수화 한폭을 선물했다. 지난 2일 선수단 일부가 베이징에 들어온 북한은 이날 선수와 임원 44명만 참석해 브라질과 같이 입촌식을 치렀다. 체조와 역도 등 메달권에 도전하는 주요 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입촌식은 올림픽 깃발과 두 나라 국기 게양, 국가연주, 선수촌장 환영인사,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 순으로 이어졌다.
산수화의 고즈넉한 느낌과 달리 박학선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공동입장’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물음에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올림픽에 온 것이지, 취재받으려고 온 게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한 논의는 나중에 하자”면서도 “6·15 남북공동선언도 (남쪽이) 다 부숴버리더니 무슨 체면으로 (공동입장을) 하려고 하느냐”며 황급히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갔다. 한 여자선수는 “선수촌이 좋다”고만 짤막하게 답한 뒤 “다른 것들은 저쪽(임원) 분들께 여쭤달라”며 더이상의 질문을 사양했다.
북한은 탁구·역도·다이빙·여자축구 등 12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134명(선수 63명·임원 71명)을 보냈다. 역도와 체조, 아직 입국하지 않은 여자유도 57㎏급 계순희 등에서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북한 숙소(D7동)는 한국 숙소(D1동)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100여m 떨어져 있다. 한국 선수단 입촌식은 5일 열린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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