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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베이징선 하늘이 안보여요”

등록 2008-07-29 11:23

"비행기 창문을 통해 본 베이징의 하늘은 햇빛으로 눈이 부셨습니다. 그러나 공항에 내려서 하늘을 봤더니 스모그가 앞을 가려 하늘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세계 각국 올림픽 대표단은 29일 베이징에 도착한 첫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결같이 베이징 시내를 온통 뒤덮고 있는 지독한 스모그를 거론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이런 공기를 마시며 선수들이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말을 농담으로 생각했는데 농담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베이징 하늘이 스모그로 뒤덮이면서 가시거리가 몇백m에 불과하고 예민한 사람들의 경우 호흡곤란을 느낄 지경에 이르자 중국 지도부가 초비상에 걸렸다.

베이징시 당국은 강우가 중단된 지난 24일 이후 베이징 시내 공기오염지수가 연일 허용 기준치인 100을 넘고 있다고 시인했다. 지난 24일과 25일 공기오염지수는 각각 113과 110을 기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 조사 결과가 대기오염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승용차 홀짝운행제를 도입하고 공사현장의 공사를 중단시키는 등 각종 대책을 실시한 이후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베이징시는 공기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9월20일까지 오염배출량이 많은 10년 이상 중고차량에 대해 운행금지령을 내렸고 외지 차량에 대해서도 베이징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또 지난 6월23일부터 중앙정부와 베이징시 정부기관 소속 차량에 대해 홀짝운행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운행이 중단된 차량이 하루 평균 200만대에 달하고 매연 배출량이 63%, 11만8천t이나 감소했다.


두사오중(杜少中)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부국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관련 의학위원회는 베이징 시내 공기가 선수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두 부국장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 때 상대편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서 "그렇다고 이것이 목욕탕 내부의 공기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 시내를 걸어본 사람들은 붉은색 형체만 희미하게 보이는 태양 아래 회색 공기 속을 헤쳐 나가야 하며 몇분만 걷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 부국장은 앞으로 마스크를 차고 다녀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펄쩍 뛰면서 반색하면서 "베이징의 공기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미국 등 외국 선수단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에 입장할 경우 세계적인 망신이 될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부국장은 "일종의 시각적인 제품인 사진을 찍어 공기의 질을 평가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올림픽 기간 베이징 시내 공기의 질을 좋게 만들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도 대기오염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승용차들에 대해 열흘에 하루만 운행하도록 하는 등의 비상대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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