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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올림픽 한국어 ‘통역 도우미’ 조선족 강혜옥

등록 2008-07-29 11:22

"중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또 같은 민족인 남북한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를 기대할께요"

2008 베이징올림픽에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선족 강혜옥(姜惠玉.22)씨는 신세대 대학생답게 자신의 생각을 거침 없이 밝혔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 위치한 중앙민족대학 조선문학부 2학년에 재학중인 강씨는 40만명의 자원봉사자에 포함돼 대회 기간 전 세계 기자들이 올림픽 소식을 타전할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한국어 통역을 하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이 고향인 강씨는 지구촌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고자 통역 봉사를 자원했다.

MPC를 찾는 한국 기자들의 통역을 도와주는 게 주 임무. 또 한국 선수단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거나 인터뷰가 잡히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역대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가 공식 통역 언어로 채택돼 자부심이 크다.

한국어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아랍어, 일본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건 한국 기자들이 많이 찾은 게 큰 이유지만 달라진 남북한의 위상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 학생 300여명 중 3분의 1 정도인 100여명이 통역은 물론 선수촌, 경기장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MPC만 해도 같은 학교 친구와 선배 등 3명과 함께 통역 일을 맡고 있다.


지난 8일 배치된 강씨는 오전 8시 MPC로 나와 저녁 8시까지 12시간을 꼬박 일한 뒤 퇴근하고 하루를 쉬고 근무하는 일과를 대회가 끝나는 8월24일까지 계속해야 한다.

몸은 힘들지만 중국을 찾아준 한국 손님들을 생각하면 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강씨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일지매' 주인공 이준기의 열렬한 팬이다. 또 가수 보아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도 좋아해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다.

강씨는 얼마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쇠고기 관련 촛불시위와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 교과 해설서 독도 기술 파문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넷으로 촛불시위 동영상을 보고 평화적으로 시위하던 사람들을 속으로 지지했어요. 빨리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독도 관련 강의를 들은 친구로부터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졸업 후 한국 무역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그는 "중국이 금메달 40개 이상을 따 종합우승을 차지한다면 커진 국력과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와 같은 피가 흐르는 남북한이 어렵더라도 이번 베이징에서 꼭 개회식 때 동시입장을 성사시켰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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