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은 잊어라.’
아테네올림픽 때 선수로 출전한 임오경 서울시청 핸드볼 감독은 “우생순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이제는 베이징에서 금메달로 만회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부담감이 너무 클 것”이라고 말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핸드볼 대표팀이 땀으로 부담감을 떨치고, ‘베이징 최고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나선다. 대표팀은 이미 ‘편파 판정’에 이은 재경기까지 두번 치르며 정신력을 다졌고, 태릉선수촌에서 메달을 향해 눈물보다 짠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임영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아테네 때보다 선수들이 4살을 더 먹었기 때문에 체력이 그때보다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8강을 위해선 체력이 첫번째인 만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평균나이 28살이 넘는 선수들은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20분 전·후반 경기 뒤 바로 10분 동안 20m 왕복달리기를 하는 등 쉴새없이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여자팀은 8월9일 러시아전을 시작으로 하루 걸러 한경기씩 모두 5경기를 치룬다. 6개팀이 예선 풀리그를 거쳐 4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여자핸드볼은 예선에서 러시아·독일·스웨덴·브라질·헝가리를 만나는 등 어느 하나 만만히 볼 팀이 없다. 또 8강전 뒤에도 하루 걸러 경기가 계속돼 체력 유지가 관건이다.
임 감독은 “같은 조의 러시아, 독일 등이 세계최강이지만, 4승 정도 해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다”며 “아테네 때와 달리 수비전술 쪽에 변화를 주며 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의 노련함과 경험도 대표팀의 장점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주역인 30대 노장 오영란, 오성옥, 허순영과 이제는 대표팀의 허리로 성장한 20대 김차연, 문필희, 최임정 등 6명이 대표팀의 주축이다.
남자대표팀도 ‘체력전’으로 8강 통과를 목표로 잡았다. 김태훈 남자대표팀 감독은 “세계 벽이 높지만 8강에만 들어가면 단판승부이기때문에 분위기를 타서 4강까지 갈 수 있다. 체력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팀을 막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남자팀은 올해 국내 리그로 복귀한 독일 핸드볼리그 득점왕 출신 윤경신(35)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이 벌써 4번째 올림픽 출전인 윤경신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고된 훈련도 달게 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후반에 체력이 떨어졌던 것을 생각해 이번에는 체력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상대팀은 선수들을 계속 교체해줄 수 있지만, 우리는 리그가 작아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게 사실이어서 체력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팀은 독일·덴마크·러시아·아이슬란드·이집트와 한 조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선수교체 자유로워 심한 반칙땐 2분간 퇴장
■ 핸드볼, 알고보자
핸드볼의 묘미는 공격수가 골에어리어 밖에서 안으로 점프해 골대 안에 골을 넣는데 있다. 공중에 떠서 동료의 패스를 받자마자 바로 슛을 하는 장면은 그 중에서도 ‘백미’다.
길이 40m, 폭 20m의 경기장엔 팀당 7명의 선수가 뛰지만, 15명의 출전선수가 경기 중 언제든 자유롭게 교체가 돼 전·후반 30분씩 경기는 그야말로 박진감이 넘쳐난다. 그것도 모자라 공을 최대 3초 보다 더 갖고 있거나, 네 걸음 이상 가면 반칙을 준다. 비신사적 행위 등 심한 반칙을 하면 2분간 퇴장이다.
핸드볼의 종주국은 독일인데, 1936년 베를린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가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 부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여자가 1984년 엘에이(LA)올림픽 은메달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빼고는 꾸준히 금·은메달을 따왔다. 남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이 최고성적이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