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D-24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01~2004 회계연도 총수입 41억8900만달러 중 텔레비전 중계권료는 22억3천만달러에 달한다. 전체 수입의 절반을 넘는다. 삼성 등 국제적인 기업의 스폰서료와 각종 라이센스 사업, 티켓 수입을 합쳐도 중계권료에 못 미친다. 방송 카메라의 위력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올림픽에서 첫 텔레비전 중계가 이뤄진 것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베를린 시내와 외곽지역에 138시간만 중계된 올림픽 방송 시청자는 16만2천명에 불과했다. 최초로 방송 중계권료를 제시한 것은 영국의 <비비시>다. 비비시 방송은 1948년 런던올림픽 때 1천기니(3000달러)를 중계권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방송사 재정을 걱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중계권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편 1960년 로마올림픽 때부터 방송 중계권료는 정식화된다. 유럽방송연합은 이때 처음으로 70만달러의 중계권료를 제시했고, 48년이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600배가 넘는 4억4천만달러를 지불했다. 미국 중계권료를 산 <엔비시>는 베이징 올림픽에 8억9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1750만달러)과 일본(1억8천만달러)이 유일하게 개별 국가 차원에서 중계권료를 지출했다.
중계 기술의 발달도 올림픽의 역사다. 1956년 이탈리아 코르티나 겨울올림픽 때 첫 생중계가 도입됐는데, 개막식 성화주자가 얼음판 위의 방송 케이블에 걸려 넘어지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 위성을 사용했고,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는 컬러로 방송을 내보내면서 슬로모션 장면을 등장시켰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방송중계 역사에서 고화질텔레비전(HDTV)이 전면 도입된 대회로 기록될 것 같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도입돼왔지만, 이번에는 모든 방송중계가 고화질텔레비전으로 이뤄진다. 1천대의 고화질텔레비전 카메라가 모든 경기를 샅샅이 추적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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