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탁구·왼쪽), 박태환(수영·가운데), 장미란(역도·오른쪽)이 9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태극전사들 올림픽 한달앞 출사표
노랑머리 박태환 “기록 좋아지는중”
노랑머리 박태환 “기록 좋아지는중”
“무솽솽이 나온다는 가정하에 준비를 해왔습니다.”(역도 장미란)
“2년 전 도하아시아대회에서 아시아기록을 세울 때, 그 당시 세계 1위가 그랜트 해킷이었죠. 그런데 최근 선발전이 끝난 미국 선수들의 기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해킷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다른 선수들까지 모두 라이벌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습니다.”(수영 박태환)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이 D-30일을 맞은 9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먼저 질문을 받은 선수는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이었다. 그는 “아직 엔트리가 최종 마감되지 않았기에 무솽솽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은 믿을 바가 못 된다”며 “그가 나오든 나오지 않든 간에 내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선수는 한국 올림픽 수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박태환이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스타일에 대해 “지난 5월 괌 훈련 때 했던 염색이 탈색돼 다시 한 것”이라고 여유를 보인 그는 “과거 개인전담팀에서 훈련을 할 땐 개인적인 시간도 많았지만 반대로 훈련량이 부족했다. 올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운동에만 더 전념하게 돼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박태환은 또 “동료선수들도 아주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 모두 좋은 성적이 나오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결승 진출은 물론 동메달까지 개인 목표를 세우고 있는 수영의 정슬기도 “남은 기간 1초라도 줄여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 예선전을 두번씩이나 치러야 했던 여자핸드볼의 맏언니 오영란은 “어떻게 내가 이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지 놀랄 정도”라고 핸드볼팀 분위기를 전한 뒤 “신랑(남자핸드볼대표팀 강일구)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서는 만큼 딸에게 자랑스런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여자핸드볼의 임영철 감독은 “4년 전 아테네 때보다 전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고, 역대 최고령팀이기도 하다”면서도 “영화 <우생순>이 보여줬던 것보다 더 감동스런 경기를 하고 싶고,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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