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집] 니하오! 베이징
2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수도 베이징이 올림픽을 앞두고 새롭게 단장했다. 올 여름 베이징을 찾는 수백만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것은 자금성, 만리장성, 이화원 등 전통적인 관광 명소뿐만이 아니다. 화려한 외관에 최첨단 기능을 갖춘 대형 건물들이 베이징의 표정을 바꾸고 있다. 역사와 전통의 멋이 살아 있는 유적과 거리도 새옷을 입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서우두공항 제3터미널과 흰돌 깔린 길 위로 옛 상업거리가 재현된 전문대가의 대조적인 모습은, 중국이 겪고있는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상징하는 듯하다. 올림픽 경기장들은 현대기술과 전통미가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새둥지로 불리는 주경기장은 밤마다 화려한 조명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수영경기장 수이리팡에는 알록달록 물방울 무늬가 어린다.
베이징의 스카이라인을 뒤바꿔놓은 새로운 명소 12곳을 들여다본다.
① 국가대극원
지난해 12월 문을 연 다목적공연장(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드라마센터)으로, ‘호사의 극치’를 달린다. 달걀 모양의 이 건물은 티타늄판과 유리판이 전체를 감싸고 있다. 최저 5℃ 온도를 유지하는 호수가 건물을 에워싸고 있으며, 80m 길이의 호수 밑 지하통로에선 유리천장을 통해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올림픽을 맞아 이곳 무대에 오르는 세계적인 공연 입장료는 대개 300위안(약 4만5000원)을 웃돈다.
② 국제무역센터 3기 330m 높이에 75층으로 베이징에서 제일 높다. 건물이 완공되면 베이징 국제무역센터의 총면적이 110만㎢로 늘어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초고층건물인 만큼 안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화재에 대비해 견고하고 튼튼한 방화벽의 피난층이 있으며, 리히터 규모 8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꼭대기에는 헬리콥터가 뜨고내릴 수 있다.
③ 중앙텔레비전(CCTV) 신청사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건축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알파벳 ‘Z’ 형태의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띈다. 두개의 건물이 15도 정도 기울기로 솟아오르다 37층에서 팔을 뻗어 악수한다. 서로 만나는 부분은 1만8천t 무게의 철강으로 지지된다. 방송국·미디어파크 뿐 아니라, 호텔과 공연장, 영화관, 회의실, 연회장 등이 내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④ 첸먼다제(전문대가) 옛 베이징의 상업거리를 상징하는 쳰먼다제가 부활했다. 지난달 초부터 도로에는 시멘트 대신 흰돌이 깔리고, 옛 건물에는 붉은 등이 높이 걸렸다. ‘땡땡’ 종소리를 울리며 달린다 하여 ‘당당차’로 불렸던 전차도 42년만에 돌아와 승객을 태우고 있다. 명나라 영락제의 베이징 천도 때 형성된 이 거리는, 청말·민국초기 양식으로 복원돼 사람들을 100년 전의 베이징으로 데려간다. ⑤ 서우두공항(수도공항) 제3터미널 용이 누운 모양을 한 청사는 인천공항의 2배 규모다. 단일 공항터미널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올림픽 기간에 55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인구를 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터미널 안은 작은 도시를 방불케 한다. 시간당 2만 건의 화물을 처리하는 자동처리기와 고속전수화물시스템은 화물을 자동으로 식별·추적한다. 빨강·주황으로 꾸며진 공항 지붕은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거대한 나침반이다. ⑥ 시환광장(서환광장) 세개의 쌍둥이 건물이 마치 돌부리처럼 솟아올라, 베이징 서부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영광을 얻었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서부의 우중충한 분위기를 한꺼번에 몰아냈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 13호선의 환승역을 품고 있어 늘 유동인구로 붐빈다.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독특한 외관 탓에 베이징에서 가장 못생긴 건물이라는 악평을 듣기도 한다. ⑦ 베이징남역 올림픽 개막을 1주일 앞두고 문을 여는 ‘공항 같은 기차역’이다. 개통 첫날 중국이 독자 개발한 시속 350㎞의 ‘탄환’열차는 이 역을 출발해 30분 안에 톈진까지 달릴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베이징서역보다는 조금 작지만, 서울역의 두 배에 이른다. 공항을 뺨치는 첨단시설을 갖췄으며, 지하철 4호선과 14호선이 바로 연결된다. ⑧ 젠와이SOHO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은 고급 주거지역이다. 주거공간에 대한 중국의 전통적인 관념을 깬 곳으로 유명하다. 울타리가 없고, 주택과 상가가 섞여 있는 새로운 분위기 탓에 현대 베이징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는 꼭 등장한다. 하루 5만명이 이곳에서 먹고 자고 일한다. <타임>이 “새 시대로 도약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고 평한 이곳 광장에선 시낭송회, 거리전시회, 패션쇼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⑨ 허우하이(후해) 넓은 호수에 가득 핀 연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 주변엔 저녁마다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술집과 커피숍, 상점들이 발길을 유혹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중국의 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가 되어 붐비는 곳이다. 호수 옆으로 빠져나가 후퉁으로 불리는 골목길을 걸으면서 베이징의 옛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⑩ 구이제(귀가) 수천개의 붉은 등이 빛나는 ‘매운’ 먹자거리다. 처음엔 밤부터 새벽까지 재래식 야시장이 열렸던 곳이었다고 한다. 어두운 밤에 등불을 밝히고 장사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도깨비불이 반짝이는 것 같아 ‘귀시’라고도 불렸다. 1.5㎞ 정도의 거리에 100여개의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마라탕, 마라룽샤, 훠궈, 수이주위 등 매운 음식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게 앞과 지붕에 걸린 붉은 등이 매운 맛을 더한다.
⑪ 궈지티위창(국가체육장) 베이징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새둥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말안장 모양이다. 애초 천정을 덮으려 했으나, 공사비가 예상을 초과해 구멍을 내고 말았다. 올림픽 개·폐막식과 육상경기, 남자축구 결승전이 이곳에서 열린다. 최대 9만1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관중석에 앉으면 마치 ‘철골 숲’ 속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고 한다. ⑫ 수이리팡(수립방) 물방울(수이리) 무늬가 새겨진 입방체 모양을 하고 있다. 바로 옆의 주경기장 ‘새둥지’와 어울려, 둘은 각자의 존재감으로 서로를 감싸준다. 부드러움과 강함, 고요함과 움직임, 물과 불이라는 조화로운 자연상태를 구현한다. 외벽을 덮고 있는 투명한 고분자중합체는 햇볕을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수온을 높게 유지하게 해준다. 그런데도 수영장 전체로 보면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② 국제무역센터 3기 330m 높이에 75층으로 베이징에서 제일 높다. 건물이 완공되면 베이징 국제무역센터의 총면적이 110만㎢로 늘어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초고층건물인 만큼 안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화재에 대비해 견고하고 튼튼한 방화벽의 피난층이 있으며, 리히터 규모 8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꼭대기에는 헬리콥터가 뜨고내릴 수 있다.
③ 중앙텔레비전(CCTV) 신청사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건축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알파벳 ‘Z’ 형태의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띈다. 두개의 건물이 15도 정도 기울기로 솟아오르다 37층에서 팔을 뻗어 악수한다. 서로 만나는 부분은 1만8천t 무게의 철강으로 지지된다. 방송국·미디어파크 뿐 아니라, 호텔과 공연장, 영화관, 회의실, 연회장 등이 내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④ 첸먼다제(전문대가) 옛 베이징의 상업거리를 상징하는 쳰먼다제가 부활했다. 지난달 초부터 도로에는 시멘트 대신 흰돌이 깔리고, 옛 건물에는 붉은 등이 높이 걸렸다. ‘땡땡’ 종소리를 울리며 달린다 하여 ‘당당차’로 불렸던 전차도 42년만에 돌아와 승객을 태우고 있다. 명나라 영락제의 베이징 천도 때 형성된 이 거리는, 청말·민국초기 양식으로 복원돼 사람들을 100년 전의 베이징으로 데려간다. ⑤ 서우두공항(수도공항) 제3터미널 용이 누운 모양을 한 청사는 인천공항의 2배 규모다. 단일 공항터미널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올림픽 기간에 55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인구를 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터미널 안은 작은 도시를 방불케 한다. 시간당 2만 건의 화물을 처리하는 자동처리기와 고속전수화물시스템은 화물을 자동으로 식별·추적한다. 빨강·주황으로 꾸며진 공항 지붕은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거대한 나침반이다. ⑥ 시환광장(서환광장) 세개의 쌍둥이 건물이 마치 돌부리처럼 솟아올라, 베이징 서부의 새로운 이정표라는 영광을 얻었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서부의 우중충한 분위기를 한꺼번에 몰아냈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 13호선의 환승역을 품고 있어 늘 유동인구로 붐빈다.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독특한 외관 탓에 베이징에서 가장 못생긴 건물이라는 악평을 듣기도 한다. ⑦ 베이징남역 올림픽 개막을 1주일 앞두고 문을 여는 ‘공항 같은 기차역’이다. 개통 첫날 중국이 독자 개발한 시속 350㎞의 ‘탄환’열차는 이 역을 출발해 30분 안에 톈진까지 달릴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베이징서역보다는 조금 작지만, 서울역의 두 배에 이른다. 공항을 뺨치는 첨단시설을 갖췄으며, 지하철 4호선과 14호선이 바로 연결된다. ⑧ 젠와이SOHO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은 고급 주거지역이다. 주거공간에 대한 중국의 전통적인 관념을 깬 곳으로 유명하다. 울타리가 없고, 주택과 상가가 섞여 있는 새로운 분위기 탓에 현대 베이징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는 꼭 등장한다. 하루 5만명이 이곳에서 먹고 자고 일한다. <타임>이 “새 시대로 도약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상징한다”고 평한 이곳 광장에선 시낭송회, 거리전시회, 패션쇼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⑨ 허우하이(후해) 넓은 호수에 가득 핀 연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 주변엔 저녁마다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술집과 커피숍, 상점들이 발길을 유혹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중국의 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가 되어 붐비는 곳이다. 호수 옆으로 빠져나가 후퉁으로 불리는 골목길을 걸으면서 베이징의 옛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⑩ 구이제(귀가) 수천개의 붉은 등이 빛나는 ‘매운’ 먹자거리다. 처음엔 밤부터 새벽까지 재래식 야시장이 열렸던 곳이었다고 한다. 어두운 밤에 등불을 밝히고 장사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도깨비불이 반짝이는 것 같아 ‘귀시’라고도 불렸다. 1.5㎞ 정도의 거리에 100여개의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마라탕, 마라룽샤, 훠궈, 수이주위 등 매운 음식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게 앞과 지붕에 걸린 붉은 등이 매운 맛을 더한다.
⑪ 궈지티위창(국가체육장) 베이징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새둥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말안장 모양이다. 애초 천정을 덮으려 했으나, 공사비가 예상을 초과해 구멍을 내고 말았다. 올림픽 개·폐막식과 육상경기, 남자축구 결승전이 이곳에서 열린다. 최대 9만1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관중석에 앉으면 마치 ‘철골 숲’ 속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고 한다. ⑫ 수이리팡(수립방) 물방울(수이리) 무늬가 새겨진 입방체 모양을 하고 있다. 바로 옆의 주경기장 ‘새둥지’와 어울려, 둘은 각자의 존재감으로 서로를 감싸준다. 부드러움과 강함, 고요함과 움직임, 물과 불이라는 조화로운 자연상태를 구현한다. 외벽을 덮고 있는 투명한 고분자중합체는 햇볕을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수온을 높게 유지하게 해준다. 그런데도 수영장 전체로 보면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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