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경기장 ‘워터 큐브’ 설계한 자오샤오쥔
수영경기장 ‘워터 큐브’ 설계한 자오샤오쥔
“워터 큐브(수이리팡)는 새둥지(냐오차오)와 생기발랄하게 공생한다. 둘이 같이 있음으로써 부드러움과 강함, 고요함과 움직임, 물과 불이라는 조화로운 자연상태를 구현한다.”
‘새둥지’로 불리는 주경기장 ‘냐오차오’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의 명소로 떠오른 수영경기장 ‘워터 큐브’를 설계한 자오샤오쥔(39·사진)은 이 경기장이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세계관을 함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터 큐브란 이름의 유래는?
=설계도를 공모할 때 내가 직접 지었다. 최초의 이름은 ‘워터 쿠프’(물로 만든 우리)로서 ‘물’과 ‘네모’라는 아주 실제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워터 큐브와 냐오차오는 아주 가까이 붙어 있다. 둘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워터 큐브는 냐오차오가 결정한 것이다. 설계 초기부터 워터 큐브가 냐오차오와 어떻게 어울려야 좋을까를 고민했다. 냐오차오와 워터 큐브는 주연과 조연의 관계다. 둘은 비록 다른 모습이지만,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다. 냐오차오의 ‘자유’와 워터 큐브의 ‘질서’는 궁극적으로 중국인들의 심성에 자리잡은 자연상태를 표현한다. 둘은 각자의 존재감으로 서로를 감싸준다. 이것이 바로 조화이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희망이다.
-워터 큐브를 만들 때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워터 큐브의 많은 부분은 중국에선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10여개 공정은 특허를 냈다. 일반적인 수영장은 여름날 온도가 섭씨 15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워터 큐브의 막을 이루는 투명한 고분자중합체는 햇볕을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수온을 높게 유지한다. 그런데도 수영장 전체로 보면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중국에서 이런 막을 건축물에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