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핸드볼 아시아예선 재경기가 열린 30일 도쿄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한국 응원단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왼쪽) 일본 관중들이 이날 경기 시작 7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모여들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핸드볼 남자경기표 40분만에 매진
암표 극성…공 등 관련상품 ‘불티’
국내팬 3000여명 원정응원 열기
암표 극성…공 등 관련상품 ‘불티’
국내팬 3000여명 원정응원 열기
핸드볼 베이징올림픽 남녀 예선전 재경기가 한-일 양국에서 핸드볼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핸드볼 열기는 일본이 더욱 두드러진다. 30일 저녁 7시20분에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열린 한-일 남자경기에는 1만여명의 관중이 가득 찼다. 반면, 같은 시간대에 도쿄 국립경기장(4만5천석 수용)에서 열린 일본과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국가대표 간 축구경기는 인기종목임에도 빈자리가 많았다. 일본의 핸드볼 이상열기는 경기 전부터 조짐이 있었다. 핸드볼 경기 예매권 6천장은 발매 40분 만에 매진됐지만, 축구 예매권은 경기 이틀 전까지 4분의 1밖에 팔리지 않았다. 일부 극성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표를 구하기 위해 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2천~4천엔짜리 입장권은 인터넷에서 서너 배 높은 값에 거래되기도 했다.
일본의 스포츠신문과 종합일간지들은 30일 전날 열린 한-일 여자 대결에서 일본이 대패했는데도 경기 결과를 1면과 체육면, 사회면에 크게 보도했다. 특히 언론들은 “중동의 편파 판정이 없어 좋았다” “핸드볼의 재미를 만끽했다” 등 양국에서 설움을 받아온 핸드볼 종목 전체를 아우르는 보도를 내놓았다.
30일 경기장을 찾은 일본의 열성팬들은 승패를 떠나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초등학교에서 핸드볼을 가르치고 있다는 미야카와 스스무(37)는 “실력 면에서는 역시 남녀 모두 한국이 앞선다”며 “이번 핸드볼 열기가 양국 핸드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한-일 정기전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과 올림픽 예선 재경기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면서 핸드볼 열기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원정경기에 국내에서 수천명 규모의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은 것은 핸드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9~30일 빨간 티셔츠를 입은 한국 응원단 3천여명이 경기장 한쪽을 가득 메웠다. 대한핸드볼협회와 문화관광부가 모집한 응원단은 2천명이었지만, 현지 동포 1천여명이 개별적으로 가세했다. 문화부는 지난 23일 국내 여행사 7곳에 의뢰해 핸드볼 응원이 포함된 관광상품을 내놓고 300명을 모집했는데, 이틀 만에 매진됐다. 나머지 1700장은 재일동포와 유학생 등 일본 교민들에게 배정했지만 이 역시 금세 모두 팔렸다. 친구와 함께 일본 여행을 왔다가 경기장을 찾은 대학생 김병화(22)씨는 “핸드볼 경기가 생각한 것보다 박진감이 넘친다”며 즐거워했다. 문화부 최영규 사무관도 “입장권 가격이 3만원이나 하는데도 이렇게 관심이 높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김동훈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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