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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투혼’ 악바리 손지인 “연재 언니 피드백에 큰힘 얻어요”

등록 2023-09-15 07:00수정 2023-09-20 10:26

[항저우, 우리가 간다] ‘리듬체조 간판’ 손지인
멘털 코치 “열정 인내 엄청나”
“꿈의 무대, 시상대 서고 싶다”
손지인이 강점인 팡셰턴 동작을 하고 있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손지인이 강점인 팡셰턴 동작을 하고 있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리듬체조, 보기보다 격한 운동이죠. 헤헤~”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얼마나 힘든지 짐작이 간다. 혹시 “뼈가 부러져도 안 아픈 척?”이라고 묻자,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운동 선수, 특히 리듬체조 선수의 운명일지 모른다. 실제 그는 지난해 리듬체조 대표팀 선발 경기에서 갈비뼈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뛰었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땐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악착같이 버틴 것 같아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의 간판 손지인(16·세종고2)은 은퇴한 세계적 스타 손연재를 빼닮았다. 주변의 높은 관심에, 그는 “내가 봐도 닮은 것 같다”고 답한다. 지난달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유일하게 출전했는데, 대회 뒤 손연재의 피드백 평가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 1등인 우즈베키스탄 선수와 기술적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했다. 강약조절이나 흐름, 표현도 잘 짜였다. 하지만 구성과 음악이 한눈에 안 들어온다.” 롤 모델인 손연재의 문자에 손지인은 “연재 언니가 좋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큰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리본 연기를 하는 손지인에게서 손연재의 느낌이 난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리본 연기를 하는 손지인에게서 손연재의 느낌이 난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손지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동기인 하수이(로그인렌터카)와 조별아(J팀), 선배인 김주원(세종대)과 함께 나간다. 이들 4명은 10월 6~7일 아시안게임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개인전에서는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종목별로 기술과 예술, 난도를 결합해 음악과 함께 90초간 연기를 펼쳐야 한다. 손지인은 손연재의 조언처럼 다양한 요소가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팡셰턴, 백턴, 애티튜드턴 등의 회전수를 늘리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성공하면 짜릿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엘레나 콜로도바 코치의 지도 아래 이뤄지는 훈련은 쉽지 않다. 오전·오후 두 차례의 강도 높은 본 훈련에 앞서 몸풀기에만 1시간30분을 써야 한다. 고관절과 인대를 풀어주고, 허리와 발목까지 최대한 구부리며 펴줘야 한다. 발레 동작에 이어 점프까지 하면 준비 운동임에도 온몸에 땀이 쫙 흐른다. 손지인은 “옛날엔 2시간 동안 워밍업을 했다”고 했다.

리듬체조 선수들은 스트레칭에만 1시간30분의 시간을 쓴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리듬체조 선수들은 스트레칭에만 1시간30분의 시간을 쓴다.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제공

눈에 보이지 않는 선수들의 어려움은 또 있다. 허리를 90도로 숙인 뒤 다리를 수직으로 펴 7~8바퀴를 도는 팡셰 동작은 손지인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회전축이 됐던 발끝 아래 바닥을 만져보면 마찰열에 “바닥이 뜨겁다”고 한다.

종목 연기 뒤 숨이 가빠져 가슴이 터질 것 같아도 심사위원 앞이라 아무렇지 않은 듯 활짝 웃어야 한다. 손지인은 전신운동인 데다 에너지를 많이 쓰고, 근력도 필요해 피지컬 트레이닝을 따로 받는다.

그는 “10년 넘게 계속해 와서 이제 습관이 됐다. 그래도 너무 힘들 땐 속으로 운다”고 했다. 쉬는 시간 “동기들과 수다 떨며 스트레스를 풀 때가 행복한” 이유다. 그의 멘털 상담을 돕는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도 “손지인은 조용하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리듬체조 할 때는 엄청난 몰입과 열정을 보여준다. 참을성이 강하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넘친다”고 평가한다.

손지인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진줄도 모르고 뛰었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 아팠는데, 경기 중 부러진 것 같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손지인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진줄도 모르고 뛰었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 아팠는데, 경기 중 부러진 것 같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손지인을 비롯해 한국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일본 등과 정상을 놓고 경쟁한다. 손지인은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한국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하는데, 만약 메달을 딴다면 손연재 이후 아시안게임에서는 첫 입상이다.

손지인은 “아시안게임은 어릴 때부터 꿈꿔온 무대다. 실수 하나를 줄이기 위해서, 또 한 동작이 손과 발, 몸에 익을 때까지 집중해 훈련하고 있다. 치열한 싸움이지만 꼭 시상대에 서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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