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서울 에스케이(SK) 감독. KBL 제공
2위(챔프전 우승)→9위→1위→8위→1위(챔프전 우승).
2017∼18 시즌 봄 농구 정상에 오른 이후 5시즌 동안 서울 에스케이(SK)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하위권과 최상위권을 가파르게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궤적을 그렸다. 지난해 부임한 전희철 감독이 직전 시즌 8위 팀을 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 ‘트레블’(3관왕) 팀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이 수상쩍은 수열(?)에 따르면 올 시즌은 다시 곤두박질칠 차례다. 영 기운이 좋지 않다. 전 감독의 각오는 명확하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야 한다.
에스케이는 오는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7개월 대장정의 첫발을 뗀다. 안방 개막전 상대는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
지난 시즌 챔프전(4-1 에스케이 승) 재대결이다. 에스케이는 경기 날 우승 반지 수여식을 통해 2연패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챔프전 2연패를 이룬 팀은 전주 케이씨씨(KCC)의 전신 대전 현대(1997∼99)와 울산 현대모비스(2012∼15·3연패)뿐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세는 여전하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김선형, 정규시즌 최우수외국인선수 자밀 워니와 최원혁, 허일영, 최부경 등 에스케이표 ‘속공 농구’의 주·조연이 건재하다. 다만 안영준 입대와 최준용 부상 공백은 시즌 초반 변수다. 지난 11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준용은 전 감독을 향해 “부상 당했다고 해서 저는 걱정되지 않는다. 저 없는 동안 최대한 많이 이겨놓으시라”라는 말을 남겼다.
지난 11일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전희철(오른쪽) 감독과 최준용. KBL 제공
김상식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 감독. KBL 제공
첫 경기부터 챔프전 설욕 기회를 잡은 인삼공사는 2015∼16시즌부터 7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5번, 챔프전에 3번 오르는 등 안정적인 성적을 낸 강호다. 에스케이의 롤러코스터 행보와 대비된다. 다만 그 영광의 세월을 이끈 김승기 감독과 지난 시즌 ‘조선 제일 슈터’로 우뚝 선 에이스 전성현이 함께 팀을 떠났다. 남자농구 대표팀 사령탑 출신인 김상식 신임 감독이 팀을 어떻게 정비해낼지가 관건이다.
한편 같은 시간 수원 케이티(KT)소닉붐아레나에서는 수원 케이티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맞붙는다. 이 또한 지난 8일 통영에서 컵대회 우승컵을 두고 격돌했던 두 팀의 재대결이다. 당시 결승전에서는 이제이 아노시케의 활약을 앞세운
케이티가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케이티에서는 ‘허훈 일병’(상무)의 빈자리를 메꿀 정성우·양홍석, 현대모비스에서는
필리핀 바람의 선두 주자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와 지난 시즌 신인왕 이우석의 어깨가 무겁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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