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지난 2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그리스의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예선전을 관람하고 있다. 베오그라드/EPA 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역대 최고(GOAT)’를 다투는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세계랭킹 6위)가 또다시 트로피 도전보다는 백신 미 접종자로 남는 편을 택했다.
조코비치는 25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슬프게도, 이번에는
유에스(US)오픈에 갈 수 없게 됐다”고 알렸다. 올해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유에스오픈은 오는 29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데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은
미국이나 캐나다에 입국할 수 없다. 유에스오픈을 주관하는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앞서 “출전 선수들에 대한 접종 의무 규정은 없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은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온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으로 불참했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유에스오픈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올해 1월 이미 호주에서 법정 다툼까지 간 끝에 쫓겨나면서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되는 등 백신 미 접종으로 인한 홍역을 치렀다. 이후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뛰었지만 신시내티 오픈 등 북미에서 열린 4개의 토너먼트는 모두 건너뛰었다.
호주에서 추방된 뒤 조코비치는 영국 <비비시>(BBC)와 인터뷰에서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은 대회 타이틀을 포함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라고
백신 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윔블던에서 자신의
21번째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에도 “나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고
예방접종을 받을 계획도 없다”면서 “내가 바랄 수 있는 유일한 희소식은 미국이 백신 의무 규정을 철회하거나 면제해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2005년부터 유에스오픈에 참가해 3번 정상에 섰고(2011·2015·2018) 준우승도 6번(2007·2010·2012·2013·2016·2021)이나 기록했다. 올해 초 그가 호주에서 추방되면서 비워진 왕좌는 라파엘 나달(36·스페인·3위)의
몫이 됐다. 이어 나달은 프랑스오픈
8강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올라가
다시 챔피언에 등극,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역대 최다인 22개로 늘렸다. 윔블던 우승으로 21개의 트로피를 따낸 조코비치로서는 추격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나달을 비롯해 남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 윔블던 결승서 조코비치와 맞붙었던 악동 닉 키리오스, 앤디 머리 등이 출전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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