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이 5일(현지시각)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정상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부상병동’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 최고령(36살) 우승으로 활짝 웃었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로저 페더러(47위·스위스)와의 메이저 우승컵 경쟁에서도 우위를 강화했다.
나달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천360만유로)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8위·노르웨이)를 2시간18분 만에 3-0(6-3/6-3/6-0)으로 완파했다. 우승 상금은 220만유로(29억5000만원).
나달은 통산 메이저 대회 22승 고지에 올라, 각축을 벌이는 조코비치(35살·20승)와 페더러(41살·20승)와 격차를 벌렸다. 올해 초 호주오픈까지 포함해 시즌 두 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해 기쁨이 더 컸다.
나달은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챙기며 무섭게 쫓아오던 조코비치를 이번 대회 8강에서 제압하면서 정상까지 질주했다. 조코비치는 시즌 첫 호주오픈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출전하지 못했고, 이번 프랑스오픈에서는 8강에서 멈췄다.
클레이코트에 강한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프랑스오픈 결승 14전 전승 기록도 세웠다. 36살의 나달은 이전 프랑스오픈 최고령 우승자인 안드레스 히메노(스페인·1972년 우승)의 34살도 넘어섰다.
나달은 이날 1세트부터 루드의 첫번째, 두번째 서브 게임을 잇달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올렸고, 2~3세트에서도 노련미를 앞세워 완승을 했다. 나달의 아카데미 출신으로 메이저 결승 무대에 처음 진출한 루드는 나달을 당해내지 못했다.
나달은 이달 말 윔블던 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출전 여부는 불투명 하다. 영국의 <비비시>는 “왼쪽 발에 마취제를 주사하는 지금 상태로는 출전하기 어렵다”는 나달의 말을 전했다.
나달은 이번 대회 왼발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 마취제 주사를 맞는 등 왼발의 감각이 없어진 상태에서 경기를 펼쳤다. 앞서 3월에는 갈비뼈 부상으로 한달 이상 경기를 할 수 없었고, 최근에도 왼발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달은 “이 나이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상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계속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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