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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한국인 최초 세계실내육상 높이뛰기 금메달

등록 2022-03-20 21:37수정 2022-03-21 09:09

20일 베오그라드 대회 2m34 뛰어
역대 실내육상대회 최고 성적
우상혁이 20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챔피언십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가볍게 바를 넘고 있다. 베오그라드/EPA 연합뉴스
우상혁이 20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챔피언십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가볍게 바를 넘고 있다. 베오그라드/EPA 연합뉴스

‘깃털처럼 가볍게, 그렇게 또 넘었다.’

2022 실내육상 세계 1위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0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챔피언십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뛰어넘어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실내육상대회 메달을 따냈다. 실내경기이지만 높이뛰기는 실외경기와 큰 차이가 없는 종목이어서 그의 세계대회 입상은 더 빛난다.

우상혁은 이날 결선에서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등 최강의 선수들과 겨뤘다. 우상혁은 선수 소개 때 거수경례를 한 뒤, 곧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가자”라고 외치며 경쾌하게 바를 넘었다.

우상혁은 이날 첫번째 시도인 2m15를 건너뛴 채, 곧바로 2m20에 도전해 단번에 성공했다. 이어 2m24, 2m28에서도 실수 없이 깔끔하게 뛰어넘으면서 쾌조의 몸 상태를 과시했다.

이때까지 우상혁과 보조를 맞추며 바를 넘은 선수는 탬베리 등 6명이었다. 2007년 오사카 세계챔피언십 우승자 도널드 토머스(바하마)는 2m24에서 탈락했고, 일본 높이뛰기의 자존심 도베 나오토는 2m20을 넘지 못했다.

우상혁은 2m31 시도에서 고비를 맞았다. 처음 두 차례 시도에서 실패한 우상혁은 마지막 세번째에서 넘어섰고, 이후 2m34에서는 단박에 성공하며 치고 나갔다. 2m34에 도전한 선수는 탬베리를 비롯해 5명이었으나 우상혁만 성공하며 정상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혼자 2m37에 도전했으나 넘어서지는 못했다.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이 지목한 이번 대회 우승후보였다. 우상혁은 지난 2월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에서 2m36으로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어 2월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열린 인도어 대회에서 2m35를 넘어 우승했다. 시즌 개인 기록 2m36은 탬베리(2m39)와 토머스(2m37)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우상혁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실외 경기에서는 한국 신기록(2m35)를 세우면서 남자 높이뛰기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다. 비록 4위를 차지했지만, 공동 금메달(2m37)의 주인공인 탬베리와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의 격차는 2㎝밖에 되지 않았다. 바심은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 입상으로 1995년 바르셀로나 세계실내육상챔피언십 남자 400m에서 손주일이 달성한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5위)도 넘어섰다.

우상혁의 목표는 7월 미국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챔피언십(실외) 경기 메달 획득이다. 세계육상챔피언십에서 입상권에 든 한국 선수는 2011년 대구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3위를 차지한 김현섭이 유일하다. 9월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상 도전도 새로운 목표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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