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오른쪽)-공희용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19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우승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어 보이고 있다. 요넥스코리아 제공
메달 깨물고 서로 포옹하고…. 2020 도쿄올림픽 시상식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어깨동무한 뒤 기념사진도 안 된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0일(한국시각) ‘팬더믹 올림픽: 도쿄올림픽은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기사에서 개막식, 메달 시상식 등에서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예전 올림픽과는 달라지는 모습을 조명했다. 일단 개막식에는 6000명 정도의 선수만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원래는 1만1000명 참석 예정이었다. 개막 행사는 2011 동일본 지진, 쓰나미, 원자력 발전소 희생자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애도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승자들의 피날레인 시상식은 더 우울할 전망이다.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는데 극소수의 사람만이 메달 수여식에 참석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시상식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만 한다. 시상자와 접촉을 줄이기 위해 메달도 선수가 직접 목에 걸어야만 한다. 선수간 거리유지를 위해 기념 촬영도 극히 제한된다. 선수 간 포옹도, 악수도 안 된다. 늘 있던 ‘메달 깨물기’ 세리머니 또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방역지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2016 리우올림픽 때 피지 럭비 대표팀은 자국에 올림픽 최초의 메달을 금메달로 안긴 뒤 우렁차게 노래를 불렀지만 도쿄에서는 허용이 안 된다. 침방울이 튈 수 있어서다. 대신 박수를 치거나 다른 식의 세리머니를 해야만 한다.
올림픽 때마다 선수촌 선수들에게 나눠주던 콘돔도 이번 올림픽에는 주지 않는다. 신체 접촉을 하지 말라는 의도에서다. 조직위는 애초 16만개의 콘돔을 준비했었지만 선수들이 귀국할 때 나눠줄 예정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의 장, 올림픽 무대. 그러나 바이러스 시대의 올림픽은 그야말로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는 ‘퇴출’로 이어진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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