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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의 도키도키 도쿄] 도쿄 호텔 사흘 격리…‘15분 외출 어길라’ 초시계 들고 편의점

등록 2021-07-16 17:38수정 2021-07-20 08:51

도착 4시간 만에 “웰컴 투 도쿄!” 코로나 재확산 속 취재진 입성
새벽까지 입국 승인 안나 조바심…현지 올림픽 분위기 거의 없어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입구. 마스크를 쓴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입구. 마스크를 쓴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무사히 도쿄에 들어갈 수 있을까.’

출국 당일인 16일 새벽까지도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새벽부터 절로 눈이 떠졌다. 방역 애플리케이션 오차(OCHA)를 열었다. 여전히 “활동계획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일본 정부는 일본에 입국하는 기자들에게 2주간의 취재계획(액티비티 플랜)을 요구하는데, 출국 당일까지도 승인이 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비행기는 약 2시간 뒤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한산했고, 비행기도 자리가 대부분 비어 있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오는 선수단 일부가 타고 있었다. 2016 리우올림픽과 2018 평창올림픽을 겪은 한 국내 항공사 승무원은 “평소 같으면 정말 바쁜 시즌인데, 지금은 직원들이 출근도 못 하고 있다. 올림픽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다마노 아라키(왼쪽)를 비롯한 도쿄올림픽 관계자들이 나리타공항에서 올림픽 선수단과 취재진을 안내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다마노 아라키(왼쪽)를 비롯한 도쿄올림픽 관계자들이 나리타공항에서 올림픽 선수단과 취재진을 안내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약 12시30분쯤 비행기에서 내리는 우리를 맞아준 건 ‘TOKYO 2020’이 적힌 파란색 옷을 입고 손팻말을 든 이들이었다. 다마노 아라키(24)가 우리의 입국 절차를 도맡았다. 한국말을 제법 잘해서 안심이 됐다. 2시간가량 기다려 사전문진표 등을 제출했고, 레몬과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사진을 보며 침을 짜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약 1시간이 지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제야 평소와 같은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도착 4시간 만에야 “웰컴 투 도쿄!”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 도쿄 시내 곳곳을 살펴봤다. 올림픽의 열기를 찾기 힘들었다. 환영 문구나 올림픽 상징물은 공항을 벗어나자 거의 보이질 않았다. 이날 만난 현지인들은 올림픽보다는 오히려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한 직원은 “삼겹살과 치즈떡볶이를 좋아한다”며 한국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놨다. 아라키도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꼭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자원봉사자로 생각했던 그는 알고 보니 여행사 직원이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는 지난달 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인용해, 올림픽을 앞두고 자원봉사자 중 약 1만명이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공항 관계자들이 코로나 검사를 위해 분주하게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공항 관계자들이 코로나 검사를 위해 분주하게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도쿄에 도착한 취재진들은 3일 동안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한다. 조직위가 호텔 상주 직원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취재진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편의점 방문 등을 위한 15분 외출만을 허가한다. 호텔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간을 재고, 이를 어길 시에는 각종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해 취재진들은 초시계를 사용하며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 2주 동안은 대중교통 이용도 금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쿄올림픽. 과연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개막일(23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수단 등 관계자들의 입국도 본격화될 것이다. 입국 전에 보여준 일본의 행정은 실망스러웠지만, 현지에서 만난 일본인들이 발로 뛰며 입국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에선 희망이 엿보이기도 했다. 어떤 방향이든 초유의 대회가 될 것이다. 어찌 됐든, 일단은 도쿄에게 늦은 인사를 건넨다. ‘곤방와 도쿄!’

도쿄/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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