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와 모로코의 2022 카타르월드컵 3, 4위전이 열린 18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풍경.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은 32개국이 본선에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다. 2026 북중미월드컵 때는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대폭 늘어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상업적 이해와 맞물려 그동안 출전국을 24개국, 32개국 순으로 확대해 왔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지난 2017년 초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으며 21세기 월드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월드컵은 최고 판촉 도구”라고 밝힌 바 있다.
본선 출전국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쿼터도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4장 늘어난다. 아프리카는 4.5장(총 9.5장), 유럽은 3장(총 16장), 남미는 2장(총 6.5장), 북중미는 3장(총 6.5장), 오세아니아는 1장(총 1.5장)을 더 갖게 된다. 2026년 대회는 북중미 3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이 공동 개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중미 쿼터는 현행과 비슷하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모두 카타르 대회에 출전했다.
48개국이 출전하면서 조별리그 방식도 달라진다. 일단은 48개팀을 3개팀씩 16그룹으로 나누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32강을 추려 곧바로 토너먼트에 돌입하는 방식이 논의 중이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총경기 수는 80개(이전 64개)로 늘어나지만 각 팀이 치러야 할 최대 경기수(조별리그 2경기+토너먼트 5경기)는 지금과 똑같이 유지된다. 선수들의 피로도와 부상 위험 때문에 각 팀의 경기수가 증가하는 것을 유럽리그 등은 반대해 왔다.
하지만 16그룹으로 조별리그를 진행할 경우 2경기만 하고 짐을 싸야만 하는 팀이 16개국이나 된다. 전 세계 인기 팀이 두 경기 만에 탈락할 경우 대회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건상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동시에 진행할 수도 없어 승부 조작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무승부를 없애기 위해 조별리그 때부터 승부차기가 도입될 수도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타르월드컵에서 4개 팀이 이룬 조별리그 경기 내용은 참 놀라웠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축구팬들은 과연 누가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를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면서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조별리그 운영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6년 대회 운영 방식을 바꿀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현행대로 4개 팀씩 조별리그(12그룹)를 치를 경우 조 1, 2위가 올라가고 3위 팀 중 와일드카드 8개국을 와일드카드로 올려 32강 토너먼트를 벌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결승에 오르는 팀들은 지금보다 1경기씩을 더 치러야만 한다. 48개국에서 32개국으로 줄여 다시 조별리그를 치르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또한 경기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래저래 각 리그에 양해를 구해야만 하는 사안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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