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혼의 손흥민(30·토트넘)이 진통제도 가장 약한 것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성(30·마인츠) 역시 발목이 좋지 않았지만 수술까지 미루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치의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안와골절 부상을 입은 손흥민이 위험 부담을 참고 뛰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왕 교수는 “보통 수술 후 2~4주 마약성 진통제나 강한 약을 쓰지만 도핑과 약물검사로 수술 당일 마취 중 한 회만 사용하고, 그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 약만 먹고 통증을 참았다”고 전했다.
경기 중 통증과 관련해 왕 교수는 “다행히 뛸 때 통증은 없다고 했다. 의사로서는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 경기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헤더를 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수술 뒤 보호 마스크를 쓰고 16강전까지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중심 구실을 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 등 선수들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성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교수는 “이재성이 9월 A매치 때도 발목이 좋지 않았다. 팀을 위한 책임감이 강했기 때문에 아마 수술을 월드컵 이후로 미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성은 에스엔에스를 통해, “최근 저의 부상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해주셔서 알린다. 수술하기보다는 관리와 치료를 받으며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이재성은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중원의 살림꾼으로 조별리그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전, 16강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했다. 가나전에는 결장했다.
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입은 황희찬의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 투입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용병술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왕 교수는 “황희찬이 두번째 경기에는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선수도 출전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이 황희찬을 끝까지 기다렸고, 그가 최상의 컨디션일 때 투입했다. 용병술이 빛났다 ”고 말했다.
황희찬은 실제 포르투갈전 막판 손흥민의 ‘귀신같은’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트렸고, 그 힘으로 한국은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황희찬은 재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얼음통에 몸을 던질 정도로 끈기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