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자와드 야미끄가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돌풍이 무적함대마저 침몰시켰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0 승리를 거뒀다. 사상 첫 8강 진출이다.
이로써 모로코는 이번 대회 16강에서 유일한 ‘업셋’의 주인공이 됐다. 모로코는 피파랭킹이 22위로, 스페인(7위)보다 15단계 낮다.
모로코의 승리 비결은 조별리그부터 보여줬던 짠물 수비(3경기 1실점)였다. 이날 스페인은 모로코를 상대로 점유율 63%를 가져갔고 바르셀로나 라인을 가동하며 상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하지만 모로코는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통해 스페인을 묶었고, 무적함대는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날 스페인은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까지 더해 120분 동안 유효슈팅을 2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 겨우 얻어낸 기회였다. 축구데이터업체 <옵타>는 이날 스페인이 1966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본선 전반에서 가장 적은 슈팅(1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모로코 야신 부누가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펼쳐진 승부차기에서 상대 슛을 막아내고 있다. 알라이얀/로이터 연합뉴스
모로코 수비에서 가장 빛난 진주는 골키퍼였다. 모로코 수문장 야신 부누(세비야)는 이날 무실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승부차기에서 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괴력을 과시했다. 스페인이 시도한 첫번째 슛은 골대에 맞았고, 이어진 두번째·세번째 슛은 모두 부누의 손에 막혔다. 공교롭게도 ‘야신’은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키퍼로 꼽히는 옛 소련 출신 레프 야신과 같은 이름이다.
이로써 모로코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모로코는 앞서 조별리그 F조에서도 세계 2위 벨기에를 2-0으로 격파했고,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와 0-0으로 비기며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등 아프리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8강은 모로코가 1986년 멕시코에서 일군 16강 이후 낸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모로코는 오는 11일 오전 0시 8강에서 포르투갈과 맞붙는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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