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대원이 얻은 프리킥을 이동경이 찼고, 공은 정확한 궤적으로 정태욱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120분간의 연장 승부를 끝내는 결승골이었고, 한국의 우승을 알리는 축포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살 이하 축구대표팀이 26일(현지시각) 타이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챔피언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미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해 한국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끈 김학범호는 2014년 시작해 4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김학범호는 대회 처음으로 전승(6승)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3경기(중국 1-0승·이란 2-1승·우즈베키스탄 2-1승)를 시작으로 요르단과 8강전(2-1승), 호주와 4강전(2-0승)에 이어 사우디와 결승전(1-0승)까지 내리 6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1회 대회 4위,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4위에 그쳤지만 이번에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부터 최전방 원톱 오세훈(상주)의 고공 플레이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을 앞세운 측면 공격을 통해 사우디의 배후를 노렸지만, 탄탄한 수비와 듬직한 수문장을 갖춘 사우디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개인 능력을 갖춘 사우디 선수들이 역습도 만만치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들어 정우영을 빼고, 이동준(부산)과 이동경(울산) 등 스피드와 골 감각을 갖춘 선수들을 투입해 속도를 올렸다. 둘의 협력 플레이는 후반 12분 확 타올랐다. 이동경이 후방에서 날카롭게 찔러준 배후패스를 이동준이 잡아냈고, 상대 수비수 한명을 제치자마자 쏜 슈팅은 골키퍼의 손에 걸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김학범 감독은 김대원(대구)까지 투입하며 공격의 파고를 높였으나 90분 안에 골이 나오지는 않았다.

연장전에서도 한국의 공격은 더욱 강화됐고, 결국 후반 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김대원이 벌칙구역 왼쪽에서 공을 잡는 과정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이동경이 날카롭게 프리킥을 골 지역으로 올렸다. 순간 껑충 뛰어오른 중앙 수비수 정태욱이 방아찧기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었고, 공은 그라운드에 맞으며 골라인을 넘어갔다. 선수들과 김학범 감독 등 코칭 스태프는 결승골이 터지자 포효하며 얼싸 안았다.

한편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미드필더 원두재(울산)가 뽑혔고, 송범근(전북)은 최우수 골키퍼에 선정됐다.

도쿄행 티켓과 우승 트로피를 챙긴 김학범호는 28일 새벽 귀국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