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국 여자축구가 결승문턱에서 좌절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28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글로라 스리위자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 경기 종료 5분 전 임선주(인천현대제철)의 자책골이 나오며 1-2로 지고 말았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이로써 2002년 부산대회 이후 5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윤덕여 감독은 이날 이현영(수원도시공사)을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전가을(화천 KSPO),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이민아(고베 아이낙), 이금민(경주 한수원)을 그 아래 포진시켰다. 주장 조소현(아발드네스)이 중원을 책임지고, 수비에는 장슬기(인천 현대제철), 신담영(수원도시공사), 임선주(인천 현대제철), 김혜리(인천 현대제철)가 차례로 늘어서는 등 4-1-4-1 포메이션이었다. 골키퍼 장갑은 윤영글(경주 한수원)이 꼈다.

한국은 경기 시작 초반 먼저 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5분께 일본의 스가사와 유이카가 페널티지역 왼쪽 5m 지점에서 오른발로 밀어넣어 첫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전반 14분 골대를 맞추는 김혜리의 슛을 계기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며 만회에 나섰다. 전반 17분 이현영이 부상당해 문미라(수원도시공사)로 교체한 한국은 상대 골문 앞에서 짧은 패스를 성공시키며 지소연·이민아 등이 잇따라 슈팅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경기를 주도하며 지속적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좀처럼 만회골이 터지지 않았다. 일본이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펼쳐 좀처럼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23분 천금같은 동점골이 터지며 숨통이 트였다. 문미라가 왼쪽을 깊숙히 치고들어가 가운데로 공을 띄우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던 이민아가 침착하게 뛰어올라 골대 오른쪽으로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만회골이 터진 뒤에도 한국은 계속해서 문미라·손화연·이금민 등이 줄기차게 골문을 두드렸으나 추가골을 얻지는 못했고 이후 일본이 역습에 성공하며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41분 일본의 헤딩슛이 수비하던 임선주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가며 승부가 기울었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뒤 “한국에서 많이 응원해 주셨는데 좋을 결과를 못내 죄송하다”며 “우리 선수들 아쉬움이 많지만 최선을 다했다” 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분명 칭찬받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심신이 지쳐있는 선수들을 빨리 추슬러 3~4위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도쿄올림픽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순간적인 수비 실수 등 고쳐야할 부분이 있고 일본과 비교해도 미세하나마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팔렘방/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