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3차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면 바로 보따리를 싸야 한다. 벼랑 끝 승부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23살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밤 9시30분(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무크티 스타디움에서 난적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을 벌인다. E조 조별리그에서 2승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이번 경기가 대회 2연패를 향한 최대 고비다.
바레인과의 1차전 6-0 승리의 기쁨도 잠시,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한테 1-2로 충격의 패배를 당한 한국은 3차전 키르기기스탄한테 와일드 카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후반 18분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학범 감독은 “이제 우리 뒤에는 낭떠러지만 남았다. 지면 무조건 탈락”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결전에 임하고 있다.
이란은 21살 이하(U-21)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손흥민과 이번 대회 4골을 기록중인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골만 터지면 낙승이 예상된다. 주장인 골키퍼 메흐디 아미니 자제라니(22)를 뺀 나머지 19명은 21살 이하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나선 공격수 유네스 델피는 만 18살이다.
이란은 F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북한을 3-0으로 눌렀으나 미얀마와의 3차전에서 0-2로 졌다. 조 2위가 예상된 한국을 피하려고 3차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때문에 F조는 4개 팀이 모두 1승1무1패를 기록했고, 이란이 1위, 북한이 2위, 사우디가 3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란이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고는 하나 방심은 금물이다. 중앙수비의 핵 김민재(22·전북 현대)는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는 것도 걸린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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