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한국시각)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는 두 팀의 해결사 손흥민과 토니 크로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은 24일 멕시코와의 경기 모습. 로스토프나노두/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아직 끝나지 않았다”(손흥민)
“독일 탈락은 없다.”(토니 크로스)
24일(현지시각)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막판에 극적인 골을 성공시킨 뒤 두 선수가 한 말이다. 한국과 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인 둘은 당시 멕시코와 스웨덴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골을 터뜨렸다.
‘결정적 한방’을 갖춘 두 해결사가 27일 밤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운명의 대결을 편다. 손흥민(26·토트넘)은 2패로 위기에 빠진 한국팀을 이끌고 독일전 필승을 노린다. 토니 크로스(28·레알 마드리드) 역시 한국을 제물로 삼아야 16강 안착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같은 시간 멕시코-스웨덴 경기에서 멕시코가 이기고, 한국이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한국이 16강에 오른다.
손흥민의 장점은 스피드와 자유자재인 양발에서 나오는 슈팅력이다. 상대방 배후를 돌파해 위험지역 모서리에서 터뜨리는 슈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멕시코전 만회골은 지친 상태에서도 잃지 않은 강한 집중력의 산물이었다. “동료를 위해 더 뛰어야 했다”는 말처럼 팀을 앞세우는 마음도 강점이다. 경험이 적고, 특정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한국은 득점력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을 돕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재성(전북) 등 동료 공격수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크로스는 스웨덴과의 2차전 ‘마법 골’로 독일 축구를 기사회생시켰다. 전광판의 후반 추가시간 5분에 1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정교한 슈팅력을 선보였다. 독일 언론은 “마르코 로이스가 차겠다고 하는 것을 거부하고, 밀어주는 공을 잡아달라고 해 각도를 넓힌 뒤 슈팅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크로스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90분간 패스 실책이 거의 없어 ‘패스 마스터’로 통했지만 이번 F조 1, 2차전에서는 잦은 실수를 범했다. 그럼에도 경기를 조율하고 공격로를 뚫는 역량은 여전하다.
둘은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를 거쳐 2013∼2015년 레버쿠젠에서 뛰었고, 그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크로스 역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다가 2009∼2010년 임대로 레버쿠젠에서 활동한 바 있다.
선수단 몸값 총액 8750만유로의 한국팀과 8억8300만유로의 독일팀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 비유된다. 하지만 독일도 허점은 있다. F조 1, 2차전에서 뒷공간을 노출했고, 속도를 겸비한 중앙수비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은 경고누적 퇴장으로 나오지 못한다. 한국이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투혼을 발휘한다면 독일 배후를 뚫을 수 있다. 골잡이 손흥민과 크로스의 불꽃 대결장이 열렸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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