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한국 감독이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이 열리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호르헤 루이스 핀토 온두라스 감독이 벨루오리존치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브라질리아 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벨루오리존치/연합뉴스
“한국은 예전보다 수비적이었다. 한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 파악이 끝났다.”(온두라스 감독)
“선제골이 중요하다. 무조건 이기겠다.”(한국 감독)
14일 오전 7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한국과 온두라스의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을 앞두고 두 팀 감독이 서로 필승을 다짐했다.
온두라스의 호르헤 루이스 핀토(64) 감독은 11일(현지시각) 브라질리아 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훌륭한 경기력을 가지고 있고, 공격도 강하다. 아주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면서도 전략 탐색이 끝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자신감은 두 팀의 최근 대결 결과에서 나온 듯 하다. 한국과 온두라스는 지난 6월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였다. 당시는 와일드카드 3명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온두라스가 우위를 보였다. 특히 스페인 프로축구 2부 리그 테네리페 소속인 스트라이커 안토니 로자노(23)가 전반 22분과 42분 1골씩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전반 35분 김현의 페널티골, 후반 추가시각 3분 박인혁의 골로 간신히 2-2로 비겼다.
물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한국은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 석현준(25·FC포르투, 최근 터키 트라브존스포르로 1년 임대), 장현수(25·광저우 푸리)가 와일드카드로 보강됐다. 핀토 감독은 한국 선수 중 10번(류승우)과 7번(손흥민), 9번(석현준)을 지목한 뒤 “10번은 어느 팀에서나 항상 중요한 선수이고, 7번은 좋은 선수”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이 온두라스를 잡고 4강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로자노를 꽁꽁 묶어야 할 것 같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와의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페널티골이지만 후반 30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8강 진출에 견인차가 됐다. 그는 알제리아와의 1차전에서도 2-1로 앞선 후반 34분 쌔기골을 터뜨려 온두라스의 3-2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m82로 큰 키는 아니지만 골결정력이 뛰어나다. 성인대표팀 경기에도 20차례 출전했다.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 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알버스 엘리스(20)도 경계대상. 온두라스 리그 올림피아에서 뛰고 있다. 콜롬비아 출신의 핀토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를 8강으로 견인한 베테랑 사령탑으로 2년 전 월드컵에서 보여준 돌풍을 이번 리우에서 재현해 보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태용(46) 감독은 11일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8강전 승리를 위해선 선제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남미 국가와의 경기에선 선제골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의 경기 스타일이 거칠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계속 리드해야 거친 경기 스타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무조건 이기겠다. 새벽잠을 안 자고 경기를 보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선수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특히 “중남미 선수들 특유의 개인돌파가 뛰어나고 선수들끼리 창의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우리 선수들이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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