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의 올림픽 C조 3차전 결전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 소방학교 그라운드에서 훈련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연합뉴스
수비를 중시하지만 공격 색깔은 그대로 간다.
11일 오전 4시(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이렇게 요약된다. 8일 독일과의 2차전 무승부(3-3)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11명 모두의 수비 조직력이 필수다. 하지만 수비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신 감독은 9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우리 팀 공격진이 골을 넣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C조 1위(1승1무·골득실 +8) 한국은 멕시코(1승1무·골득실 +4)에 골득실에서 앞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른다. 하지만 멕시코가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단단하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멕시코는 피지와의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주포인 오리베 페랄타(클럽 아메리카)와 로돌포 피사로(파추아) 두 명이 부상으로 대회를 접었다. 한국은 중앙 수비수 최규백이 독일전에서 이마를 다쳐 10바늘 이상을 꿰맸다. 양쪽 모두 부분적인 전력 누수가 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한 두 명이 바뀐다고 팀이 약해지지 않는다. 멕시코는 방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며 바짝 경계했다.
좌우 측면 수비가 뚫릴 경우 중앙에서 겹겹히 에워싸 막더라도 실점한 게 독일전에서 나온 한국의 취약점이었다. 신 감독은 9일 브라질리아 현지에서 열린 마지막 비공개 연습훈련에서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듬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수들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수비수들이 몰려 있는 중복된 형태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멕시코는 개인 역량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이 많아 수비 때 협력 플레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격진에서는 역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가 해결해야 한다. 두 선수는 독일전에서 한국이 생산한 6개의 유효슈팅 가운데 5개(황희찬 3개, 손흥민 2개)를 책임졌다. 손흥민은 공격수 가운데 가장 볼터치가 많은 61회를 기록했고, 황희찬도 41회의 볼터치를 통해 독일의 배후를 흔들었다. 둘은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거는 등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멕시코전에서도 상대 1~2명을 돌파할 수 있는 둘의 파괴력이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훈련에서 멕시코 수비의 배후 공간을 노리는 연습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장현수(광저우) 박용우(FC서울) 권창훈(수원 삼성) 류승우(레버쿠젠) 등 미드필더의 후방 지원이 필요하다. 넓은 시야로 공을 효과적으로 배급하면서도, 필요시에는 돌파를 통해 허점을 만들어야 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멕시코나 한국이나 서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싸움이기 때문에 비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모든 힘을 짜내야 한다. 손흥민과 황희찬, 류승우가 득점포를 터뜨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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