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8일(한국시각)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C조 독일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11일 오전 4시)를 앞두고 수비 보강을 강조했다.
신 감독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조 2차전 무승부(3-3) 뒤 “공격에서는 만족하지만 수비적으로 아쉽다. 멕시코전에서는 수비를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날 황희찬, 손흥민, 석현준의 연속골로 3득점을 일궈냈다. 하지만 수비에서도 3실점을 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 선수들이 수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간격 유지가 안되고, 적절하게 서 있어야 할 위치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수동적인 형태의 수비에서는 선수들이 중복해 서 있게 돼 상대에게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대에게 내준 전반 첫골과 후반 역전골은 수비 실책에서 비롯한 측면이 있다. 마지막 골은 독일에 행운이 따랐지만, 역시 수비 조직 전체가 미리 걸러내지 못하면서 프리킥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김 해설위원은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과 압박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상대의 돌파나 패스를 예측할 수 있도록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측면 공간을 자주 내주고, 중앙에서 밀집한 형태로 막았음에도 실점한 상황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11일 맞서는 멕시코는 1승1무로 한국과 승점이 똑 같고, 골득실에서 뒤진다. 한국에 지거나 비기면 탈락하는 멕시코는 한국과의 C조 마지막 경기에서 죽기살기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은 수비를 튼실하게 하지 않으면 공격 득점도 의미가 없다. 신태용 감독도 “지금 우리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 1위를 하고 있다. 멕시코전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대서양 항구도시인 사우바도르에서 내륙의 브라질리아로 이동해 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은 멕시코와 비겨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말에 대해, “비기려고 하면 마지막 1분 남겨 놓고 질 수도 있다. 절대 비기려고 하면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이틀간 선수들을 더 정신 무장시킬 것이다. 이겨서 조 1위로 편안하게 8강에 진출하도록 격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독일전에서 마지막 1분을 남기고 실점해 8강행 확정을 미뤄야 했다.
신 감독은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23살 이하 대회 때도 경쾌하고 공격적인 경기로 축구의 재미를 선물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강공으로 밀어붙이다가 일본에 역전패한 적이 있다. 현재 올림픽팀 선수들은 똘똘 뭉쳐있고, 사기도 높다. 손흥민은 “축구가 재미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수비에서 좀 더 집중력을 보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멕시코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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