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류승우(10번)이 코너킥 상황서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호가 대량득점으로 첫 경기를 기분좋게 출발했다. 후반 중반 2분새 터진 3골은 한국팀의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5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피지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류승우(3골), 권창훈(2골) 등의 활약으로 8-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1승으로 C조 선두로 나섰고, 앞선 경기에서 2-2로 비긴 독일과 멕시코가 뒤를 이었다. 류승우는 해트트릭을 기록해 만점 활약을 했다.
시작부터 한국의 맹공이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2선에 류승우, 문창진, 권창훈을 배치해 빠른 공격 템포를 유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주장 장현수는 폭넓은 시야로 공격 진영 깊숙히 자주 공을 배달했다.
그러나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7위의 피지는 한국(48위)의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더욱이 피지의 선수들은 키가 크고, 간간히 이뤄지는 역습상황에는 날카로운 면도 있었다. 무엇보다 노장 골키퍼 타마니사우는 번번히 선방을 하며 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초반 황희찬은 골문 앞 근접슛을 시작으로 이슬찬, 문창진, 권창훈 등이 맹공을 퍼부은 한국은 전반 15개의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첫 골은 전반 32분에야 터졌다. 권창훈이 상대 진영 오른쪽 구석에서 올린 공을, 골지역 왼쪽에 있던 류승우가 가슴으로 안전하게 받아낸 뒤 넘어지면서 찔러 넣은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신태용 감독도 환호를 질렀다. 한국은 6분 뒤 류승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문창진이 놓치면서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대량 득점을 노린 한국의 의도는 후반에 이뤄졌다. 물꼬를 튼 선수는 권창훈이었다. 전반 중앙 공격이 밀집수비로 나선 피지의 수비에 번번히 막혔지만, 후반 17분 권창훈이 아크 부근에서 두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권창훈은 아크 쪽에서 문창진이 건넨 패스를 잡아 세운 뒤, 상대 수비를 등진 채 재빠르게 몸을 돌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 때까지 7개의 슈퍼 세이브로 골문을 지켰던 피지의 골키퍼도 꼼짝할 수 없는 골이었다.
권창훈의 골로 균열이 생긴 피지의 수비진은 급격히 무너졌고, 권창훈은 곧 이어 류승우가 올려준 완벽한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가볍게 차넣어 팀의 세번째 골을 생산했다. 이어 30여초가 지나기 전에 류승우가 수비로부터 빼앗은 공을 몰고가 강력한 근접슛으로 연결해 피지를 완전히 궤멸시켰다. 권창훈의 2골과 류승우의 추가골 등 3골은 후반 17~18분 2분새 일어났다.
신태용 감독은 이후 석현준과 손흥민을 교체 투입해 출력을 높였고, 손흥민은 투입된 지 얼마 안된 후반 27분 페널티골을 성공시켰다. 석현준도 후반 32분 슈팅한 공이 튀어나온 것을 정확하게 차 골맛을 봤다. 석현준은 후반 45분 코너킥을 탁월한 제공권으로 골로 연결해 2골을 챙겼고, 이어 추가시간에 류승우가 해트트릭을 완성하면서 기분좋게 경기를 마감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손흥민과 석현준이 골을 넣은 것은 앞으로 독일과 멕시코와의 경기를 앞두고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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