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9-19로 누르고 8년만에 우승
광저우대회 준결승 패배 되갚아
“리우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
카자흐스탄, 중국 꺾고 동메달
광저우대회 준결승 패배 되갚아
“리우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
카자흐스탄, 중국 꺾고 동메달
일본을 상대로 한 여자 핸드볼의 설욕전은 싱거웠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을 29-19로 이기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6번째 대회 우승을 거뒀다. 한국은 4년 전 광저우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일격을 당해 동메달에 머물렀고, 당시 결승에서 중국이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일본과의 격차를 확실히 보여줬다. 평균 키 등 신체적인 조건에서도 앞선 한국은 기량 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직전 세대교체를 단행한 한국은 당시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우려까지 나왔으나 류은희(24·인천시청), 김온아(26·인천시청), 이은비(24·부산시설공단) 등이 성장하며 아시아권에서 무적임을 확인했다.
아시안게임 4회 출장 기록의 백전노장 우선희(36·삼척시청)의 첫 골을 시작으로 한국은 일본을 7분 동안 묶어놓으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골키퍼 박미라(27·삼척시청)가 잇단 선방으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고, 류은희와 김온아, 이은비의 공격이 자유자재로 성공하며 전반에만 17-5로 앞서가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일부 선수를 교체하면서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승패와는 무관했다. 일본은 한국의 높은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중거리슛에만 의존하다가 잦은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임영철 감독은 “이 정도 체력이라면 리우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훈련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특히 강조했다. 체력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로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게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여자 핸드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임 감독은 아테네올림픽에서도 함께한 우선희에 대해 “최우수선수(MVP)를 꼽자면 우선희지만 류은희나 김온아,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과 함께 우선희를 칭찬했다. 그는 “우선희가 나이가 많다고 하지만 예전보다 더 잘한다”고 흐뭇해했다.
앞서 열린 3~4위전에서는 한국인 윤태일 감독이 지휘하는 카자흐스탄이 중국을 27-26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인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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