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아르헨티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열린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나이지리아와 우승컵 다퉈
가슴으로도 골을 넣을 수 있다. 그 골에 ‘삼바축구’가 멈췄다.
후반 7분 왼쪽에서 크로스가 날아왔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머리와 발이 아닌 가슴 왼쪽에 공을 맞혀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2분 뒤 브라질 라파엘 소비스의 슛은 오른쪽 골대를 때렸다. 그렇게 놓친 골 기회는 3분 뒤 아르헨티나로 넘어갔다. 아르헨티나 에제키엘 가라이(라싱 산탄테르)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쏜 공이 브라질 수비수들 사이를 비집고 강하게 흘렀고, 선제골을 넣은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리듯 왼발을 툭 갖다대 추가골을 넣었다.
19일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같은 4강전. 지난 7월까지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은 브라질의 호나우지뉴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인 브라질은 올림픽 첫 우승을 위해 ‘와일드카드’로 호나우지뉴까지 불러들였다. 호나우지뉴는 이전 소속팀 FC바르셀로나가 차출을 반대해 출전이 무산되는 듯했으나, 올림픽 직전 AC밀란으로 팀을 옮기면서 올림픽에 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나온 대회인데, 후반 20분 호나우지뉴가 날린 프리킥은 골망이 아닌 골대 오른쪽을 때렸고, 튕겨나온 공을 팀 동료가 다시 골문 안으로 차넣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브라질은 후반 35분 루카스(리버풀), 후반 39분 티아고 네베스(플루미네세)가 거친 태클로 퇴장당해 막판에는 9대 11로 경기해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0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미드필더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삼바축구’를 3-0으로 무너뜨렸다. 아르헨티나는 또 다른 4강전에서 벨기에를 4-1로 누른 나이지리아와 23일 결승전을 치른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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