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맞붙게 됐다. 브라질이 ‘와일드카드’(23살 이하 나이제한에서 예외인정 3명)로 부른 호나우지뉴(28·AC밀란)가 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하면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1·FC바르셀로나)가 “올림픽을 위해 내 모든 걸 쏟겠다”고 말하면서부터 예고된 시나리오였다.
예상대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8강까지 4연승을 달리며 19일 베이징 노동자 스타디움에서 4강전 상대로 만난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반대편 4강은 벨기에와 나이지리아 대결로 모아졌다. ‘우승후보’ 이탈리아는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2-3으로 져 떨어져 1936년 베를린 대회 우승 이후 72년 만의 정상등극 기회를 놓쳤다.
호나우지뉴와 메시는 지난 7월까지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동료로 지냈다. 그러나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호나우지뉴가 이탈리아 세리에A로 옮기면서 메시와도 떨어지게 됐다. 호나우지뉴는 FC바르셀로나의 올림픽대표 차출 반대로 베이징에 오는 것이 어려워지는 분위기였으나, 소속팀을 바꾸면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메시도 FC바르셀로나가 “올림픽에 구단이 선수를 보낼 의무는 없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등 난관에 부딪혔으나, 선수의 강력한 의지에 구단이 양보하면서 올림픽에 나오게 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두 스타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브라질의 공격을 조율하는 호나우지뉴는 브라질이 4연승을 하는 동안 2골을 넣으며 주장다운 활약을 펼쳤다. 메시도 ‘천재 미드필더’라는 후안 로만 리켈메(보카 주니어스)의 지원을 받으며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1골1도움으로 2-1 승리를 돕는 등 아르헨티나 주 공격수다운 감각을 보였다. 월드컵 최다우승(5회) 브라질은 올림픽 첫 우승을, 아르헨티나는 2004년 아테네 우승에 이은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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