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허탈</b> 한국 올림픽축구팀의 강민수·김진규·김동진(위부터)이 13일 온두라스에 1-0으로 이기고도 8강 진출이 좌절되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해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b>허탈</b> 한국 올림픽축구팀의 강민수·김진규·김동진(위부터)이 13일 온두라스에 1-0으로 이기고도 8강 진출이 좌절되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해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ttp://img.hani.co.kr/imgdb/resize/2008/0814/03112067_20080814.jpg)
허탈 한국 올림픽축구팀의 강민수·김진규·김동진(위부터)이 13일 온두라스에 1-0으로 이기고도 8강 진출이 좌절되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해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상공세 불구 김동진 한골로 온두라스전 1-0
이탈리아-카메룬 비겨…8강 진출 끝내 좌절
이탈리아-카메룬 비겨…8강 진출 끝내 좌절
전반 23분. 이근호(대구FC)가 뒤꿈치로 패스한 공을 ‘왼발잡이’ 김동진(제니트)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골을 넣었다. 다득점 승리를 위한 좋은 출발이었다.
이젠 저쪽 톈진에서 카메룬과 경기하는 이탈리아가 골을 넣어줘야 할 차례였다. 때마침 전반 31분 카메룬 선수 한 명이 퇴장까지 당했다. 1, 2차전 모두 3골씩 넣은 이탈리아라면 수적 우세까지 얻었으니 한 골 정도는 터져줄 만했는데, 아니었다. 이탈리아는 공을 돌리며 무리하지 않았고, 카메룬은 그 공을 뺏기 위해 악착같이 달려들지 않았다. 비겨도 8강에 오르는 두 팀은 골대를 치우고 맞붙는 팀들 같았다.
한 골 차 승리론 부족한 한국은 전반 44분 골망을 또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였고, 후반 7분 박주영(FC서울)도 수문장과 1대1 맞선 완벽한 기회에서 스스로 발이 꼬여 넘어졌다. 후반 13분 이근호(대구FC)의 슛은 바로 앞 수문장 몸에 막혔고, 후반 추가시간 김근환(경희대)의 슛도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그즈음, 강호답지 않게 기록지에 유효 슈팅수 3개만 남긴 이탈리아는 카메룬과 0-0으로 비긴 채 경기를 끝냈다.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이겨줘야만 8강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었던 ‘박성화호’의 모든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3일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D조 최종 3차전에서 온두라스에 1-0으로 이겼으나 조 3위(1승1무1패)에 그쳐 8강 진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우승후보 이탈리아가 1위(2승1무), 카메룬이 2위(1승2무)로 8강에 올랐다. ‘박성화호’는 이번 올림픽에 나온 프로·아마 통틀어 구기종목 중 가장 빨리 짐보따리를 싸게 됐다.
박성화 감독은 경기 직후 “약속을 못 지켜 죄송하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한국 축구의 역대 올림픽 최고성적인 아테네 8강을 넘어 메달권에 들어가겠다던 약속을 두고 한 얘기다. 박 감독은 “수비에 부담을 주더라도 다득점을 위해 공격 전술을 강조했는데,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결국 이탈리아와의 2차전 0-3 패배가 8강 진출 실패로 이어지게 됐다. 이탈리아와 하면서 큰 산맥에 가로막혀 있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선수들도 기술을 키우고, 체력이 강한 팀을 상대하려면 더 뛰어난 체력을 가져야 하지만, 지도자로서 나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선제골을 넣은 김동진은 “첫 경기 카메룬전(1-1무승부)을 이겼어야 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 경기를 이겨서 그나마 위로가 되지만, 아쉽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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