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왼쪽)이 8일 오후 친황다오 올림픽센터 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회복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친황다오/연합뉴스
10일 한국 대 이탈리아
8강행 분수령…무승부 이상 꼭 거둬야
포백 좌우 측면 뒷공간 노리면 해볼만
8강행 분수령…무승부 이상 꼭 거둬야
포백 좌우 측면 뒷공간 노리면 해볼만
7일 초저녁에 카메룬전(1-1 무승부)을 치른 박주영(23·FC서울)은 혼자 밤 12시가 넘어 호텔로 왔다. 도핑테스트에 무작위로 뽑혀 검사에 응한 것인데, 땀을 쥐어짜듯 뛰었으니 생수를 계속 마셔도 소변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하루를 넘겨 귀가한 것이다. 선수단 버스가 먼저 떠나고, 승용차 한 대가 남아 박주영을 싣고 왔다. 탈진에 가깝게 뛴 보람은 역시나 프리킥 선제골이었다. 박주영이 올림픽팀에서 골맛을 본 건 21개월 만이다. 경기 다음날 아침에야 이뤄진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습도(85%)가 높아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 잔디도 미끄러웠다. 그러나 오랜만에 골을 넣어 기쁘다. (기다려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제 그의 시선은 10일 오후 8시45분(한국시각)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센트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D조 이탈리아와의 2차전으로 향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공격이 날카롭고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우리가 더 많이 뛰어야 승산이 있다. 모든 선수들이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박주영은 8강 진출의 분수령인 2차전에서도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허물기 위해 투톱 중 한자리를 꿰차 공격 최전방에 선다. 박성화 감독은 잠자고 있던 골감각을 흔들어 깨운 박주영에게 또 프리킥을 전담시킨다. 한국과 공동 2위(승점 1)인 카메룬이 10일 온두라스전에서 이길 것으로 전망돼, ‘박성화호’도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승부를 해야 8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8강티켓은 조 2위까지 주어진다.
물론 우승후보 이탈리아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키 1m64 빡빡이’ 왼쪽 윙포워드 조빈코(유벤투스)-스트라이커 아쿠아프레스카(칼리아리)-오른쪽 윙포워드 로시(비야레알)로 이어지는 1987년생 동갑내기 ‘트라이앵글’ 공격진은 막강하다. 이들은 온두라스와의 1차전에서 모두 한 골씩 넣었다. 아쿠아프레스카 대신 와일드카드 공격수 토마스 로키(라치오)가 나올 수도 있다. 이탈리아의 중앙수비도 자물쇠 잠긴 빗장수비 명성 그대로 견고하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스웨덴에 0-12로 지는 등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유럽팀과 싸워 3패4무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점도 부담스럽지만, 무승 징크스를 깨겠다는 의지가 선수단 사기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
자리를 비우지 않는 이탈리아 중앙 수비쪽보다는 공격에 가담하느라 종종 빗장이 열리는 포백 좌우 측면 뒷공간이 한국이 노려야할 공략지점이다. 올림픽 60년간의 유럽팀 무승 징크스를 깨고, 8강 가능성을 열어젖혀야 하는 박주영은 “첫 경기를 했기에 부담을 떨치고 더 좋은 모습과 플레이를 펼치겠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친황다오/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국 예상베스트11 및 올림픽축구 D조 중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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