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수비를 속이는 절묘한 힐킥패스, 폭발적인 질주 뒤 강력한 슈팅, 몸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 골은 못넣어도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머리로 볼을 차네요. 골 욕심 내지 않고…. 잘 합니다. 호주가 한 수 아래의 팀이기는 하지만….” 한국과 호주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강신우 축구해설위원은 이날 신영록과 함께 투톱으로 출격한 박주영(23·FC서울) 플레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골맛은 공격파트너 신영록이 봤지만, 그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일단 많은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골 욕심보다는 기회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이었다.
박주영은 전반 12분 아크왼쪽에서 빠른 드리블로 질주하다 강한 슛을 날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3분 뒤에도 쏜살같은 문전 왼쪽쇄도로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20분께는 상대 문전에서 멋진 2대1 패스로 다시 상대 왼쪽진영을 유린하고, 이청용에게 패스해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2월28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부터 아직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16일 과테말라대표팀, 27일 코트디부아르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서도 골이 침묵했다. 허정무호에서는 지난 2월17일 중국 충칭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중국전에서 2골을 작렬시키며 재기를 알렸다. 하지만, 이후 5월31일과 6월7일, 요르단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홈·원정경기서 각각 페널티킥으로 1골씩을 넣은 것 외에 화끈한 필드골이 없었다.
박주영이 한창 떠오를 때보다 득점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공격 때 골 기회를 만들어주는 도우미로 변신하며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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