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택(62)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기술담당).
복귀한 이회택 기술위원장
“허정무 감독 성격이 독특해서 나도 함부로 말 못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독단적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외부에서 나온 얘기들 종합해서….” ‘둘 사이가 친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받아넘겼고, 회견장엔 폭소가 터져나왔다.
2년8개월 만에 기술위원장에 다시 복귀한 이회택(62·사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기술담당). 9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감독이 잘못하면 기술위원장으로서가 아니라 축구 대선배로서 지적하겠다”고 했다. 기술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 그는 “대표팀이 잘 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상대팀 전력 전술을 잘 분석해 갖다주는 일”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월드컵 최종예선과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허 감독과 박성화 감독에 대해 “스트라이커가 없다 뭐가 없다는 등 선수 탓만 하지 말고, 이제는 있는 선수들을 잘 조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위원장 재선임 비판 여론과 관련해서 그는 “일요일에 김재한 부회장이 찾아와 기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고, 제가 마음이 약해서 ‘좋다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해 수락한 것”이라며 “정몽준 회장의 임기가 12월 말이어서 6개월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축구선수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한국 축구의 기술자로 영원히 남고 싶다. 기술위원장을 그만두더라도 기술담당 총책임은 계속했으면 한다”고 했다. 차기 회장직 도전에 대해서는 “누가 나에게 그런 기회를 주겠는가. 한국 축구를 대동단결시키라고 추대하면 사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 축구 위기론에 대한 생각은 이랬다. “한국 축구가 언제 비난 안 받고 살아왔는가 의심스럽다.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시원하게 나가본 적이 없다. 국민들은 운동장에 한번 가지 않으면서 한국 축구가 반드시 월드컵에 나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이겨야 하는데 이기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겠는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날 팀들 중 우리보다 못한 팀 없다고 하는데, 잘하는 팀도 없다. 자신감을 갖고 하면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것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 뒤 외국인 감독 재영입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거스 히딩크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나 선수 장악하고 자신감 심어주고 잘했다. 요술쟁이 같았다. 우린 상상도 못 한다. 이제 한국에는 웬만한 감독으로는 안 된다. 한국 감독을 보호하면서 외국의 명장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정도면 되지 않겠나.”
파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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