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24살 이하(U-24) 대표팀이 본격적인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정에 돌입한다. 오는 19일(저녁 8시30분) 조별리그 E조 쿠웨이트와 경기를 시작으로 타이(21일), 바레인(24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목적지는 10월7일 열리는 결승전.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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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강’ 한국…증명 가능할까
한국은 그간 아시안게임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역대 5회 우승(1970년, 1978년, 1986년, 2014년, 2018년)으로 이란(4회)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이다. 최근 열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만약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면 6회 우승에 아시안게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더욱이 황선홍호는 역대 아시안게임 선수단 가운데서도 ‘황금세대’로 꼽힌다. 같은 세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이강인(PSG)이 있고, 조영욱(김천)·엄원상(울산)·송민규(전북) 등 국내 무대에서 검증받은 실력파 선수들이 합류했다. 와일드카드 백승호·박진섭(이상 전북)·설영우(울산)도 알짜배기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금메달로 쏠린다. 황선홍 감독은 16일 출국 인터뷰에서 “파부침주(‘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다’라는 말로 죽을 각오로 싸우려는 의지를 표현)의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주장 백승호도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주장 백승호(왼쪽 둘째)를 비롯한 선수들이 1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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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합류는 청신호…관건은 호흡 맞추기
파리 구단과 조율 문제로 난항을 겪던 이강인 대표팀 합류가 해결된 것은 대표팀 입장에선 결정적인 호재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4살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데, 이강인은 해당 나잇대 선수들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적수가 몇 없는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다.
다만 변수는 있다. 먼저 이강인은 선수단과 미리 합을 맞춰보지 못한다. 이강인은 19일까지 소속팀 경기를 뛰고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당장 타이전(21일)은 출전은 어렵고, 바레인전(24일) 때야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강인이 지난달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친 점도 부담이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은) 빨리 경기에 내보내기보다는 완벽한 몸 상태로 출전시킬 것”이라며 “포지션, 역할 등에 대해서는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 뒤 결정하겠다. 체력 등을 검토해서 활용 방법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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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 넘어야 금메달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가장 괴롭힐 요소는 부담감이다. 워낙 아시안게임 축구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간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황선홍 감독의 전술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맞수 일본이 최근 강한 모습을 보여온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조별리그 기간 최대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3개국이 출전해 6개 조 1∼2위와 3위 가운데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면, 여유를 갖고 팀 조직력을 다질 수 있다. 다만 2018년 조별리그 2차전서 말레이시아에 충격패(1-2 패)를 당한 기억이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황선홍 감독은 “(항저우에) 들어가는 시기가 늦기 때문에 완전히 적응하긴 어렵다”라며 “예선을 통해 여러 가지 적응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첫 경기(쿠웨이트전)가 저희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초점을 (첫 경기에) 집중해서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