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연장 5분에 터진 최석현(단국대)의 결승골로 한국이 두 대회 연속 20살 월드컵 4강에 올랐다.

김은중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0살 이하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최석현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최석현은 16강 에콰도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잡아냈다. 한국은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연속으로 이 대회 4강에 올랐다. 또 남자축구가 피파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83년과 2019년 20살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 중 최고 성적은 2019년 20 월드컵 준우승이다.

한국은 이날 최전방에 이영준(김천)을 세우고 좌우 날개에 강성진(서울)과 김용학(포르티모넨스)을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중앙에 이승원(강원), 이찬욱(경남), 강상윤(전북)이 포진했고 수비에 배서준(대전), 김지수(성남), 최석현, 박창우(전북)가 자리를 잡았다. 골키퍼는 김준홍(김천).

두 팀은 전후반 90분간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은 주로 수비 뒤 공격으로 나섰고, 나이지리아는 공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했으나 결정타가 없었다. 공격 점유율에서도 한국은 32%-46%로 밀렸고 슈팅수(4-22)와 유효슈팅(1-3)에서도 뒤졌다. 하지만 연장 초반 찾아온 단 한번의 유효슈팅 기회를 중앙 수비수 최석현이 마무리하면서 매듭을 지었다. 최석현은 측면에서 이승원이 낮고 빠르게 올린 코너킥을 골지역 부근에서 머리로 방향을 틀어 상대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꽂았다. 16강 에콰도르전에서도 최석현은 후반 초반 이승원의 코너킥을 결승골로 연결하는 등 이승원-최석현의 세트플레이 득점 공식을 반복해 입증했다.

최석현은 경기 뒤 “이승원이 공을 너무 잘 올려줘서 헤딩했을 뿐이다. 오늘 경기가 제일 고비였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승리를 따내서 기쁘다. 이탈리아전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이 매듭을 지었다면, 킥 전문 이승원의 정교한 크로스가 한국의 승리 공식이 됐다. 주장 이승원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포함해 이날까지 1골4도움주기를 작성했다.

탄탄한 수비 뒤 공격으로 실속축구를 구사한 김은중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좋은 결과를 냈다. 대단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는 것 같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한국은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한다. 이탈리아는 전날 열린 8강전에서 콜롬비아를 3-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성적을 비교하면 한국이 3승 2무, 이탈리아는 4승 1패를 기록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