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맨체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를 기념하는 배너가 걸려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예정된 결말이 조금 더 일찍 찾아왔다. 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섰다. 2016년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뒤 다섯번째이고 2020∼21시즌 이후 3연속 우승이다.
21일(한국시각)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 방문 경기에서 0-1로 졌다. 이 패배로 아스널은 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승점 81점(25승6무6패)을 기록, 1위 맨시티(85점)와 4점 차가 됐다. 맨시티가 남은 리그 세 경기를 모두 패하고 아스널이 38라운드 최종전을 이겨도 이 격차는 뒤집어 지지 않는다. 아스널의 실족으로 맨시티는 샴페인을 먼저 터뜨리게 됐다.
명실상부한 ‘맨시티 왕조’다. 맨시티는 지난 여섯 시즌 동안 다섯 번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다. 이 기간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2019∼20시즌 우승)을 제외하면 어느 팀도 트로피에 손을 대지 못했다. 리버풀은 두 번이나 통한의 1점 차 준우승을 겪었고 19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아스널은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하다 결국 따라잡혀
스스로 무너졌다. 맨시티는 늘 습관처럼 우승컵을 들었다.
맨시티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8~2001, 2006~2009)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됐고, 이제 퍼거슨 맨유의 또 다른 대기록 ‘트레블’을 조준한다. 맨유는 1998∼9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휩쓸면서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전무후무한 트레블 팀으로 기록됐다. 맨시티는 현재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모두 결승에 올라 있다.
맨시티의 공격수 엘링 홀란드. EPA 연합뉴스
다만, 왕조의 유일한 위협은 청문회다. 맨시티는 지난 2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의해 100여개의 리그 준칙을 위반한 혐의로
독립위원회에 회부됐다. 죄목은 유에파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칙 위반, 재정 정보 허위 보고 등이다. 규정집에 나와 있는 징계 수위는 단순 벌금에서 승점 삭감, 리그 퇴출까지 아우른다. 이 심리 결과에 따라 맨시티의 화려한 역사는 비리의 부산물로 쪼그라들 수 있다.
맨시티는 22일 자정 첼시와 안방 경기를 마친 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예정이다. 이어 리그를 마무리한 뒤 다음 달 3일 영국 웸블리에서 맨유와 FA컵 결승전,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인테르밀란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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