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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우승 고빗길서 완패, 아스널은 실패한걸까

등록 2023-04-27 16:32수정 2023-04-28 02:31

27일 맨시티전 1-4 패배 그 이후
아스널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경기 시작 전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아스널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경기 시작 전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지난 10년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판”(영국 <비비시>)이라던 전망이 무색하게도 일방적이고 허망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신체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완벽한 축구를 선보였고, 아스널은 무기력하다 못해 다소곳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27일(한국시각) 맞대결 결과는 케빈 더브라위너(2골1도움)와 엘링 홀란드(1골2도움)의 맹활약을 앞세운 맨시티의 4-1 승리.

지켜보던 이들 다수는 “우승 경쟁은 끝났다”(폴 머슨, <스카이스포츠>)라고 결론 내렸다. 리그 선두는 아직 아스널(승점 75점)이지만 맨시티보다 두 경기를 더 치렀고, 승점 차이도 2점에 불과하다. 최근 리그 10경기 무패 질주(9승1무) 중인 맨시티가 남은 일정에서 제풀에 나자빠질 확률은 높지 않다. 지난 네 번의 시즌에서 세 번 정상에 섰던 페프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우승하는 법’을 아는 팀이다.

아스널의 심사는 착잡하다. 개막전만 해도 5위 언저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4위권)를 위해 분투할 것이라고 점쳐졌던 아스널은 리그 3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를 굳힌 뒤 지난해 11월 한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1위를 지켰다. 앞으로 4승이면 19년 전 ‘무패우승’ 시즌(2003∼04)보다 많이 이긴 팀이 된다. 이미 득점은 더 많다. 2019년 말 부임한 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래서 일군 변화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EPA 연합뉴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EPA 연합뉴스

아르테타 감독은 성적뿐 아니라 축구 내용과 선수단 구성, 경기장 분위기까지 구단의 체질 전반에서 개혁 성과를 냈다. 과르디올라를 보좌하며 맨시티 수석코치로 지도자 교육을 받았던 그는 ‘패스 앤 무브’에 기반을 둔 아스널의 전통 축구 철학에 챔피언 팀의 전술 기조를 입혔다. 아울러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어느 자리에서든 빌드업에 능하며 공·수 양쪽에서 성실한 젊은 선수들로 라커룸을 채웠다.

올 시즌 아스널의 선발 11명 평균 나이는 24.5살로 리그 20개 팀 중 두 번째로 낮다. 이 주전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기량을 폭발시키며 팀 역량도 수직상승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 중 하나로 성장한 2001년생 부카요 사카는 올 시즌 리그 13골11도움을 올렸다. 이 밖에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21살·14골5도움), 마틴 외데고르(24살·12골7도움) 등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에이스가 즐비하다.

역동적인 아스널의 축구는 곧잘 드라마를 써 왔다. 지난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3-2 승)을 비롯해 2월 애스턴빌라전(4-2 승), 지난달 본머스전(3-2 승)까지 세 번이나 90분을 넘겨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21일 사우샘프턴전(3-3 무)에서도 90분을 넘겨 동점골을 넣었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서관’이라 불리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올 시즌 가장 요란하고 시끄러운 경기장이 됐다.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 EPA 연합뉴스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 EPA 연합뉴스

아스널의 마틴 외데고르. AP 연합뉴스
아스널의 마틴 외데고르. AP 연합뉴스

아스널의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 EPA 연합뉴스
아스널의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 EPA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의 기념비적인 시즌은 무관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승 고빗길이 될 지난 네 경기를 무승(3무1패)으로 그르치며 스스로 무너진 탓이다. 여전히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에는 팀이 덜 여물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맨시티전 직후 “아직 5경기가 남았다. 나는 이 나라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했다.

이미 아스널은 많은 것을 얻었다. 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확정 지었고 7년 만에 ‘성 토터링엄의 날’(토트넘보다 높은 순위로 리그 마감을 확정하는 날)도 부활시켰다. 끝내 우승 기회를 놓친다면 상심이 크겠으나 손실이 전부는 아니다. <디애슬레틱>의 축구 전문가 닉 밀러는 “아스널을 절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우승을 못한다 해도 그것은 실패나 재앙이 아니다”라고 썼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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