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이 협회의 사면과 철회 조처를 둘러싸고 사퇴를 결정했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징계를 받은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바 있다. 이 가운데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중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된 2명을 제외한 48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축구계 안팎에서 반발이 일자, 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했다. 이 부회장은 애초부터 반대 소신이 강했지만 뜻을 개진하지 못했다.
이동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동국 부회장도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에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의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을 통감하며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조원희 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해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제 역량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사회공헌위원장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의 신뢰받는 젊은 이사진이 사퇴하면서 사면과 철회 파동의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