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15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지난 4년 벤투호와 함께 커 온 선수다. 황인범이 큰 만큼 벤투호도 나아갔고 벤투호가 나아간 만큼 황인범도 컸다.
황인범은 15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처음 발탁되고 4년 시간이 지났고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세웠던 목표들을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중이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라면서 “부딪혀 보면서 이 무대를 최대한 즐겨보겠다”라고 첫 월드컵 각오를 알렸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루빈 카잔에서 떠나게 된 그는 K리그로 돌아와 세 달간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에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복귀했고 매번 풀타임을 소화하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팀 동료들도 “(월드컵 간다고 하니) 한국도 충분히 16강 노려볼만한 팀이라고 얘기하더라. 결코 쫄 필요 없다는 걸 그런 반응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라고 했다.
동료에 대한 믿음 역시 각별하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듯 (중원에서) 패스 정확성을 높이고 세밀함을 가져가면 앞에는 제가 믿는 공격수가 있고 뒤에는 제가 믿는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공수 연결고리 역할도 (자연스럽게) 잘 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같은 소속팀 동료로 최근 경기에 잘 나오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서도 “워낙 경험이 많고 그간 어떤 의구심을 이겨냈던 형이라 다시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 누가 뭐래도 대표팀이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많은 것을 안겨다 준 선수다”라고 했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황인범이 14일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인터뷰하러 미디어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황인범은 “32개국 모든 선수가 어렸을 때 축구 시작하면서 월드컵 꿈을 꿨을 것이다. (저에게도) 가장 큰 목표였던 월드컵에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라고 했다. 아울러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대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포진한 게 사실이지만 남은 기간 준비 잘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도 경쟁력 증명하고 싶다”라며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 왔다”고 말했다.
벤투호의 ‘황태자’는 지금 그 누구보다 ‘증명’에 목말라 있다.
도하/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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