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13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조제 알발라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2차전 스포르팅 리스본 방문 경기 중 허리에 손을 짚고 서 있다. 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슈팅 0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무득점 경기가 하나 더 늘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조제 알발라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스포르팅 리스본 방문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포인트도 슈팅도 없이 후반 27분 교체됐다. 손흥민이 빠진 뒤 토트넘은 종료 직전 2골을 헌납하며 시즌 첫 패배를 맛봤다 .
전 시즌 득점왕 손흥민의 조용한 발끝이 길어지고 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개막 후 8경기째 골이 없다. 공격포인트라고는 리그 개막전에서 올린 도움이 전부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리그 6경기를 치른
손흥민의 평균 평점은 6.82점. 지난 시즌은 7.51점이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잉글랜드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7시즌 중 가장 낮다.
예전같지 않은 컨디션에 본인이 가장 답답하다. 손흥민은 지난 3일 풀럼전(2-1 승) 직후 <스포츠조선>과 만나 “전 시즌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골이 들어가고 그랬다. 근데 지금은 들어가야 할 것들도
골대를 맞고 나온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되고 회심의 슈팅도 골포스트에 튕겨 나온 날이었다. 그는 “저의 부족함 탓”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선수들이 스포르팅전에서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리스본/AP 연합뉴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여기에 어수선한 조직력이 악영향을 미친다. 한준희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토트넘이 평소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기롭게 지갑을 열었지만 이적생 효과도 미미하고 지난 시즌보다 크게 향상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손흥민-해리 케인에 집중된 토트넘의 주 공격 루트가 공략당하면 다른 팀플레이에서 시너지가 나야 하는데 이게 안 된다”라고 했다.
장지현 <스포티비> 해설위원도 “선수들 에너지는 올라오는데 조직력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토트넘은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없어 케인이 그 역할을 하는데 지난 시즌에 비해 패스가 분산되고 마무리 패턴이 어수선해졌다. 이적생들도 욕심이 앞서다 보니 팀플레이가 잘 안 되고 (손흥민에게) 슈팅 기회 자체가 많이 안 온다”라고 짚었다.
현지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달 “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히샤를리송을 선발로 내는 것이야말로 빅클럽으로서 토트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썼다. 제아무리 위대한 선수도 최상위권 팀에서는 붙박이 주전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최근
공격진 로테이션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손흥민의 각 시즌별 90분당 기회창출 횟수를 보여주는 그래픽. <비티스포트> 트위터 영상 갈무리
반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회) 출신 방송인 마이클 오언은 <비티스포트> 방송에서 “위대한 선수들은 기다려줘야 한다 . 어떻게 하면 다른 새로운 자원을 보강할 수 있을지가 문제이지
이미 검증된 선수를 희생할 건 아니다 ”라고 말했다 . 함께 출연한 전직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 역시 “손흥민은 톱 플레이어다 . 그가 최선의 플레이를 하도록 하는 일은 콘테에게 달렸다 ”고 했다 .
다만 일단 터지기 시작하면 ‘우리가 알던 손흥민’은 금세 돌아올 거라는 점에서는 전문가 의견이 일치했다. <디애슬레틱>은 그의 선발제외를 제언하면서도 “물론 손흥민은 다시 득점할 것”이라고 했다. 한준희 위원도 “점점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혈이 뚫리면 몰아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득점에 가려 있지만 올 시즌 손흥민의
90분당 기회창출(2.37개) 수는 역대 가장 높기도 하다.
개인도 팀도 거센 압박 속에 놓인 손흥민은 오는 18일 레스터시티전에서 분투를 이어간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