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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의 변심과 카타르 ‘오일머니’, 마드리드에 비수를 꽂다

등록 2022-05-22 14:19수정 2022-05-23 02:35

‘세계 최고 가치’ 음바페, 파리와 3년 재계약
순 연봉 330억 제안한 레알 뿌리치고 잔류
“구자본vs신자본, 유럽축구 배틀로얄”의 서막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 생제르맹 회장(왼쪽)이 2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재계약을 발표하며 음바페에게 말을 걸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 생제르맹 회장(왼쪽)이 2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재계약을 발표하며 음바페에게 말을 걸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킬리안 음바페(24)의 이적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거대한 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마드리드행이 유력해 보였던 음바페는 파리에 남았고, 레알 마드리드의 야심은 카타르 자본에 비수를 맞았다.

프랑스 프로축구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은 22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리그 마지막 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음바페와 3년 재계약(2025년까지)을 공표했다. 음바페는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 회장과 나란히 군중 앞에 서서 “고향 파리에 남아 생제르맹과 여정을 계속하게 돼 정말 기쁘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프랑스 시민들은 “파리!”를 연호했고 음바페는 이날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불과 닷새 전 마드리드행이 기정사실처럼 보였던 음바페는 막판 마음을 바꿨다. <뉴욕타임스>는 레알이 1억4000만달러(한화 약 1782억원)의 계약 보너스와 매시즌 2600만달러(330억원)의 순연봉에 초상권에 대한 전권까지 보장했으나 카타르투자청의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파리가 훨씬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 그의 마음을 돌려 세웠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지키기 위해 뭐든 하겠다”고 말하며 음바페 사수가 ‘국정 과제’인 것처럼 압박을 가했다.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가 2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재계약 기간인 2025년이 적힌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가 2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재계약 기간인 2025년이 적힌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다 잡았던 자유계약(FA) 대어를 눈 앞에서 놓친 레알과 라리가는 격분했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파리는 최근 몇 시즌 동안 7억유로(9411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고 선수임금으로 6억유로(8067억원)를 쓰고 있는데 또 다시 막대한 금액으로 음바페와 재계약을 했다. 이것은 축구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썼다. 파리가 재정적페어플레이(FFP) 원칙을 정면 위반하면서 축구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서 라리가는 성명을 내고 “유럽축구의 경제 생태계와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유럽축구연맹(UEFA)과 프랑스 행정법원 및 재정 당국, 유럽연합(EU)에 파리 구단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바스 회장은 지난 여름에도 파리와 같이 한 국가의 부를 뒷배로 삼은 구단이 “슈퍼리그만큼이나 축구 생태계에 위협적”이라며 “코로나19로 3억유로 이상 손실을 입고, 프랑스 중계권 수입은 40% 줄었는데 (선수) 봉급은 5억유로 인상한다? 말도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총회에 참석한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왼쪽)과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 회장(오른쪽). 빈/EPA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총회에 참석한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왼쪽)과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 회장(오른쪽). 빈/EPA 연합뉴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13회)팀이자 올해도 결승에 올라 있는 명문 구단 레알의 야망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레알은 지난 시즌 세르히오 라모스, 라파엘 바란, 아슈라프 하키미, 마틴 외데고르 등을 떠나보내며 이적자금으로 일명 ‘음바페 펀드’를 모아 왔다. 20대 초반에 이미 월드컵과 네이션스컵을 우승하고 프랑스 리그를 정복한 음바페에게 남은 과업은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와 발롱도르 뿐이었고, 레알은 그 최선의 선택지처럼 여겨졌다. ‘축구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어보였던 결합이 좌절되면서 레알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것은 구 자본과 신 자본, 레거시 구단과 국가자본의 투자처로서 구단 사이에 벌어진 배틀로얄이다”라고 평했다. 단순 이적 논란을 넘어 기존 명문 구단과 자본력을 앞세운 신흥 축구 권력 간 대결의 징후라는 분석이다. 파리는 지난해 레알이 주도했던 슈퍼리그 구상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들었던 구단이기도 하다. 음바페의 이적은 불발됐지만 유럽축구 헤게모니를 둘러싼 거대한 장외 게임의 일면이 드러났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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